“욱일기 등장 전시 취소” “어이 없다” 만화 ‘원피스’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0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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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12일 열릴 예정이던 일본 오다 에이치로 작가의 만화·애니메이션인 원피스 특별기획전 '메모리얼로그: 정상결전 완결편'이 욱일기(旭日旗) 논란에 휩싸여 전시가 취소됐다.

전쟁기념관은 10일 "작품 곳곳에 욱일기가 등장하는 '원피스'를 전쟁기념관에서 개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민원이 다수 접수됐다. 일제 강점기의 항쟁 역사를 교훈으로 전하는 기념관에서 기획전을 강행하는 것은 논란을 야기할 수 있어 대관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달 초부터 전쟁기념관 홈페이지에는 "원피스 전쟁기념관 전시를 반대한다"는 비판 글과 함께 욱일기가 나온 원피스 장면이 줄지어 올라왔다.

원피스 325화에선 해골 '브룩'이 "사무라이가 '조화의 나라'의 검사"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욱일기가 배경으로 등장한다. 이밖에도 나부끼는 깃발이나 머리끈에도 욱일기가 그려져 있다.
반면 전시 기획사 측은 황당하다는 주장이다. 기획사 관계자는 "원피스에서 욱일기가 그려진 캐릭터는 모두 악당으로 묘사되고 이를 주인공 '루피'가 무찌른다. 오히려 반제국주의 만화로 봐야 한다. 욱일기가 등장한다는 것만으로 전시를 취소하는 건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오다 에이치로는 국내 출판사와 인터뷰에서 "왜구는 조선반도 등지에 배로 침략하던 사람들이다. 역사 교과서에 조선에 출병을 했다고 쓰여있지만 약탈하러 간 것이 맞고 나쁜 녀석들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획사 측은 대관 취소를 공식문건으로 받지 않았기 때문에 전시를 계속 추진
하겠다는 입장이다.

1997년 연재를 시작한 '원피스'는 지난해까지 단행본 누적 발행 부수가 3억 부를 돌파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만화다. 최고의 해적왕을 꿈꾸는 주인공 루피와 동료들의 모험담을 그린 만화다. 애니메이션은 2003년~2007년 KBS에서 방송됐다. 이번 기획전에는 원피스 대형 조형작품 100여 점과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을 볼 수 있는 시나리오 콘티 등이 전시될 예정이었다.

박훈상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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