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붙은 백수연-정다래, 뜨거워진 평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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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회 동아수영 여자 200m 결선
정, 부상 떨쳐 오랜만에 라이벌전… 우승 내줬지만 인천 메달경쟁 시동

“역시 둘이 붙어야 뭔가 일이 벌어진다니까.”

24일 울산 문수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86회 동아수영대회 평영 여자 일반부 200m 결선. 한국 여자 수영의 23세 동갑내기 라이벌 백수연(강원도청)과 정다래(경남체육회)가 1년 만에 맞대결을 펼치자 대한수영연맹 관계자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지켜봤다. 백수연이 2분26초83으로 정다래(2분27초40)를 간발의 차로 꺾고 우승하자 “9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의 가능성을 봤다”며 환호했다. 한국기록(2분24초20)엔 뒤졌지만 둘의 라이벌 관계가 다시 형성됐다는 데서 큰 의미를 찾았다. 백수연으로선 지난해 동아수영에서 정다래에게 당한 패배를 되갚는 순간이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평영 여자 200m 금메달리스트 정다래와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 평영 100m 동메달리스트 백수연은 친구이자 라이벌이다. 수영장 밖에선 함께 밥도 먹고 수다를 몇 시간씩 떠는 둘도 없는 친구이지만 훈련이나 대회 땐 지고는 못 사는 사이다.

둘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국 여자 평영을 이끌고 있다. 광저우 아시아경기까지만 해도 정다래가 앞섰지만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무릎을 다치며 상황이 역전됐다. 정다래가 약 2년간 백수연에게 명함도 못 내밀었다. 부상에서 벗어나 절치부심한 정다래는 지난해 동아수영대회에서 2분27초57로 백수연(2분27초63)을 0.06초 차로 따돌리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정다래는 왼쪽 어깨 근육 인대가 찢어져 그해 8월부터 대표팀에서 나와 개인 훈련을 했다. 재활을 하고 올 1월부터 본격적으로 훈련해 다시 백수연과 라이벌 구도를 만들었으니 지금부터 둘의 본격적인 아시아경기 메달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안종택 대표팀 감독은 “7월 대표선발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둘이 이렇게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면 다시 한번 아시아경기에서 메달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울산=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동아수영 기록실 swimming.sports.or.kr
#동아수영대회#평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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