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만 8편… 스크린, 대작 사극 풍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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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개봉하는 현빈의 복귀작 ‘역린’(위 사진). 올해 사극 열풍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있다. 하정우 강동원 투톱의 ‘군도: 민란의 시대’(아래 오른쪽 사진)와 최민식 류승룡이 연기 대결을 벌이는 ‘명량: 회오리 바다’. 롯데엔터테인먼트·쇼박스·CJ E&M 제공
30일 개봉하는 현빈의 복귀작 ‘역린’(위 사진). 올해 사극 열풍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있다. 하정우 강동원 투톱의 ‘군도: 민란의 시대’(아래 오른쪽 사진)와 최민식 류승룡이 연기 대결을 벌이는 ‘명량: 회오리 바다’. 롯데엔터테인먼트·쇼박스·CJ E&M 제공
스크린에 사극이 몰려온다.

30일 개봉하는 ‘역린’은 조선시대 정조(현빈)와 그를 살해하려는 세력의 대결을 그렸다. 순제작비 90억 원을 들인 이 영화는 군 복무를 마친 현빈의 복귀작. 드라마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를 연출한 스타 PD 출신 이재규 감독의 스크린 데뷔작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화시장의 극성수기인 7월에는 한국형 블록버스터 사극 2편이 대결한다. 순제작비 135억 원을 투입한 ‘군도: 민란의 시대’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2년)로 470만 관객을 모은 윤종빈 감독의 작품. 톱스타 하정우 강동원이 투톱으로 나온다. 조선 말기 부패한 관리들에 맞서 싸우는 도적들의 활약을 그린 액션영화다.

이에 맞서는 ‘명량: 회오리 바다’는 1597년 배 12척으로 왜선 133척에 맞선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그린 해양 블록버스터다. 순제작비가 150억 원으로 이순신 역은 최민식이, 왜장 구루지마 역은 류승룡이 맡았다. 두 영화의 흥행 여부에 따라 한국 영화의 올해 성적표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하반기에 4편의 사극이 관객을 맞는다. 손예진 김남길 주연의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150억 원을 투입한 대작이다. 조선 건국 직전 국새를 삼킨 고래를 찾아 나선 해적과 산적의 활약을 그린 판타지물이다. 한석규 고수 박신혜가 나오는 ‘상의원’은 조선시대 임금의 의복 등 왕실 재물을 관리하던 관청인 상의원(尙衣院)을 다룬다. 조선 초를 배경으로 사극 멜로를 표방한 ‘순수의 시대’는 신하균 장혁 강한나가 출연한다. 100억 원을 투입해 검객들의 우정과 배신을 그리는 ‘협녀: 칼의 기억’은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을 캐스팅해 화제가 됐다.

올 1월 선보인 ‘조선미녀삼총사’를 포함해 올해 개봉하는 사극은 8편이다. 지난해는 ‘관상’ 한 편, 2012년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포함해 4편, 2011년은 ‘최종병기 활’을 비롯해 3편이었다. 올해 사극이 봇물을 이루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2년째 이어지는 한국 영화 호황에서 원인을 찾는다. 사극은 세트 미술 의상 비용이 많이 들고, 컴퓨터그래픽(CG)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제작비가 높다. 호황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대작 사극의 투자에도 망설임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CG의 발달로 표현의 제약이 없어진 점도 사극이 늘어나는 이유로 꼽힌다.

사극은 관객층이 넓다. 제작사 웰메이드 필름 노종윤 대표는 “역사에 관심이 없는 20대 관객도 과거를 시각화한 사극에는 흥미를 느낀다. 사극은 캐릭터가 살아있어 유명 배우들이 선호해 투자 받는 데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 많은 대작들이 모두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제작사 삼거리픽쳐스 엄용훈 대표는 “같은 장르의 영화들이 쏟아지면 관객이 싫증을 느낄 수 있다. 한국 영화 흥행 지속에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하고 관객의 기대감이 높다는 점에서 흥행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문봉환 영화진흥위원회 국내진흥부장은 “지금의 사극 붐은 과거 봇물을 이루다 이제는 관객이 외면하는 조폭 코미디 같은 단계는 아니다. 요즘은 사극 안에서도 멜로, 액션 등 다양한 영화들이 나오고 볼거리가 풍성해 흥행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사극의 관건은 상상력이다. ‘관상’처럼 역사적 사실에 그럴듯한 상상력이 더해진 작품이라야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 김시무 부산영화제연구소장의 지적이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사극#역린#군도#명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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