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연예인 광고해 믿었는데… 함량 속인 홈쇼핑 돈가스

檢, 제조업체 4곳 대표 기소

돈가스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김모 씨(40)는 이 업계의 신화 같은 존재였다. 김 씨는 인기 개그맨을 내세워 홍보하면서 주로 홈쇼핑 방송을 통해 물건을 팔았다. 2011년 9월부터 최근까지 김 씨가 판매한 돈가스는 약 611만 팩으로 76억여 원어치에 이른다.

하지만 김 씨가 판 돈가스는 ‘함량 미달’이었던 것으로 정부 합동 단속 결과 드러났다. 돈가스 포장지에는 팩당 등심 함량을 162g이라고 표기했지만 실제는 이보다 16.8% 부족한 135g만 들어 있었다.

이처럼 등심이 많이 든 건강 돈가스라고 강조하며 포장 돈가스를 판매해 온 돈가스 제조업체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서부지검은 등심을 포장지에 표기한 함량보다 11.2∼45.1% 적게 넣어 판매한 혐의(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로 김 씨 등 돈가스 제조업체 4곳의 대표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김 씨는 “냉동 돈가스를 물에 녹인 뒤 튀김옷을 제거하고 물기를 짜낸 다음 무게를 재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농림축산검역본부 직원과 함께 해당 업체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검사할 때는 위반 사실을 인정해 놓고 뒤늦게 측정 방식을 문제 삼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 씨 업체의 경우 연예인과 홈쇼핑 방송에 지출하는 수수료가 매출의 35%에 달해 원가절감 차원에서 함량을 속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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