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前재무2팀장 6년전 복직요구 편지보니 “회장님은 나라님… CJ는 저의 조국”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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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李회장 고교-대학생 자녀에 ‘학생분’
검사들, 神처럼 받드는 조직문화에 실소

검찰의 CJ그룹 해외비자금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센터 주차장 경광등에 불이 들어왔다. CJ그룹은 비자금 수사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검찰의 CJ그룹 해외비자금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센터 주차장 경광등에 불이 들어왔다. CJ그룹은 비자금 수사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회장님은 나라님이셨고, CJ는 저의 조국이었습니다.”

2007년 5월 CJ그룹 재무2팀장이었던 이모 씨가 이재현 회장에게 복직을 요청하며 보낸 편지엔 이런 표현이 등장한다. 편지에는 회장을 신(神)처럼 떠받들면서 불법을 자행해 온 CJ의 조직문화 단면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편지를 본 수사 검사들은 어처구니없어 하며 실소를 터뜨렸다고 한다. 일류 기업을 지향하는 CJ의 내부 조직문화가 여전히 봉건적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현실이 이 편지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이 씨는 500억 원대의 무기명 채권을 사들여 자녀들에게 물려준 과정을 거론하는 부분에서 이 회장의 딸 경후 씨(28)와 아들 선호 씨(23)를 ‘학생분’으로 부르기도 했다. 편지를 쓸 당시 경후 씨는 대학생이었고 선호 씨는 고등학생이었다.

이 씨는 편지의 많은 부분을 자신의 직속 상관이었던 당시 재무담당 상무 신모 씨(현재 부사장급)를 비난하는 데 할애했다. 이 회장의 차명재산과 비자금을 유용한 사실을 밝혀내 자신을 쫓아낸 장본인이 신 씨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신 씨는 이번 검찰 수사에서 이 회장과 공모해 차명재산과 비자금을 해외로 빼돌린 핵심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아직 검찰 조사는 받지 않았지만 조만간 소환될 예정이다. 이 씨는 편지에서 자신과 경쟁 관계에 있던 당시 재무1팀장 A 씨에 대해서도 ‘그런 사람을 중요한 자리에 쓰시면 안 된다’는 취지의 표현을 써 가며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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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비자금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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