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北근로자 철수… 이후 사태 南태도에 달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8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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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건 당 비서 담화 발표…"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사업중단 실무사업"

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을 이틀째 불허한 4일 오전 경기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에 끝내 출경이 불허되자 짐을 실은 차량들이 되돌아 가고 있다. 장승윤기자 tomato99@donga.com
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을 이틀째 불허한 4일 오전 경기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에 끝내 출경이 불허되자 짐을 실은 차량들이 되돌아 가고 있다. 장승윤기자 tomato99@donga.com
북한 개성공단이 가동 9년 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8일 북한이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가동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는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남조선당국과 군부호전광들이 우리의 존엄을 모독하면서 개성공업지구를 동족대결과 북침전쟁도발의 열점으로 만들어보려 하는 조건에서 공업지구사업을 잠정 중단하며 그 존폐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비서는 "이후 사태가 어떻게 번지게 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어 "개성공업지구에서 일하던 우리 종업원들을 전부 철수한다"며 "우리 종업원 철수와 공업지구 사업 잠정중단을 비롯해 중대조치와 관련한 실무적 사업은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맡아 집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일단 공단 내 북측 근로자를 모두 철수시켰다. 이후 남북관계 추이를 지켜보면서 공단 재가동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에 앞서 북한은 2009년 3월에도 한미 연합군사연습에 반발하며 개성공단 통행을 차단한 바 있다. 그러나 조업 자체가 중단되지는 않았다.

개성공단이 북한의 '달러박스'라는 주장에 대해 김 비서는 "남조선의 보수세력은 지금 우리가 개성공업지구를 통해 덕을 보고 있는 것처럼 떠들면서 공업지구만은 절대로 깨지 못할 것이라고 하고 있지만 우리는 경제적으로 얻는 것이 거의 없으며 오히려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은 남측"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군사적으로 우리가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를 내어준 것은 참으로 막대한 양보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비서는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남조선의 대결광신자들은 돈줄이니, 억류니, 인질이니 하면서 우리의 존엄을 모독하는 참을 수 없는 악담을 계속 줴치고(떠들고) 있다"면서 "국방부 장관 김관진은 인질구출작전을 떠들며 개성공업지구에 미군 특수부대를 끌어들일 흉심까지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개성공업지구를 북침전쟁도발의 발원지로 만들려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날 담화 발표에 앞서 그는 이날 오전 9¤11시 이금철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장, 박철수 부총국장 등과 개성공단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청와대는 북한의 조치에 대해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정부는 북한의 의도를 정밀 분석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사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 모임인 (사)개성공단기업협회도 북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개성공단기업협회는 "북한의 진의를 파악한 다음 대응책을 강구하겠다"면서 "북한 근로자를 철수하겠다는 것은 지금까지 개성공단과 관련해 나온 북한의 조치 중 가장 강도가 높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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