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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엔 왜 낙하산 CEO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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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엔 왜 낙하산 CEO가 없을까

동아일보입력 2013-02-09 03:00수정 2013-02-09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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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등 ‘빅5’ 사장 모두 화학공장 현장서 잔뼈 굵은 외길인생
석유화학업계 ‘빅5’의 최고경영자(CEO)들에게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정답은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한 우물’을 파다가 사장 자리에까지 올랐다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1980년 전후에 입사한 석유화학업계 1세대들이다. 석유화학회사들이 이처럼 내부에서 리더를 찾는 것은 전문성과 연륜을 중시하는 업종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LG화학 한화케미칼 삼성토탈 SK종합화학 등 업계 1∼5위(에틸렌 생산 규모 기준) 회사의 CEO들은 모두 첫 직장에서 사장직까지 올랐다. 석유화학업계 ‘빅5’의 이 같은 ‘순혈주의’는 지난해 12월 박진수 LG화학 사장(61)이 CEO에 선임되면서 완성됐다. 박 사장은 1977년 이 회사의 여수공장에서 첫 업무를 시작했다. 전임 CEO인 김반석 LG화학 이사회 의장도 ‘정통 화공맨’이긴 하지만 경력의 초반을 다른 회사에서 보냈다.

손석원 삼성토탈 사장(60)은 1979년 삼성석유화학에 입사했다. 그룹이 석유화학사업을 확대한 1988년 그는 삼성종합화학의 설립 멤버로 자리를 옮겼다. 사실상 내부 이동이었던 셈이다. 지금 사장으로 있는 삼성토탈은 삼성종합화학과 프랑스 토탈그룹이 2003년 50%씩 투자해 만든 합작회사다. 손 사장은 “석유화학기업의 경쟁력은 공장의 안전한 가동에 달려 있다”며 “엔지니어로서 현장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공장에 대한 이해는 회사 경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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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62)과 방한홍 한화케미칼 사장(60) 역시 회사가 수차례 간판을 바꿔 다는 동안에도 한결같이 제자리를 지켰다.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54)은 업계에서 가장 젊은 리더에 속하지만 그 역시 유공 시절부터 30년간 한 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CEO다.

이 같은 석유화학회사 CEO들의 ‘외길 인생’은 업계 특성과 닮았다. 석유화학회사들은 한번 시설에 투자하면 대개 10∼20년간 같은 제품을 생산한다. 상품군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또 신규 투자보다는 기존 설비와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 이 때문에 조직을 구석구석 꿰뚫고 있는 내부 인사를 사장으로 발탁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화학업계는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일이 흔하지 않기 때문에 초창기부터 일했던 멤버들이 중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전문적인 기술을 이해해야 하므로 다른 업계에서 임원급을 스카우트하는 사례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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