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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경제의 목줄’ 이곳 밸브만 잠그면…

동아일보

입력 2013-02-08 03:00:00 수정 2013-02-09 06:07:29

지도엔 없는 비밀시설 ‘中바싼유류저장소’ 가보니

중국은 완곡한 표현이지만 북한의 3차 핵실험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하지만 끝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중국이 북한을 제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북한이 수입의 거의 전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원유 공급을 줄이는 것이 목줄을 죄는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제재 수단이라고 지적한다. 한 대북소식통은 “중국이 다양한 대북 압박 수단을 검토 중이며 원유 공급 제한도 들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북한으로의 원유 공급은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 시의 ‘바싼(八三) 유류저장소’를 통해 이뤄진다. 바싼 저장소는 눈여겨보지 않으면 시골에 있는 평범한 시골 유류저장소로 보이지만 지도에 표기조차 돼 있지 않은 핵심 군사시설로 군부대가 저장소 안에 주둔해 있다.

7일 단둥 시내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걸리는 이곳에 도착하자 외출을 나가는 듯한 군인들이 부대 밖에서도 5열 종대로 행진하는 등 군기가 바짝 든 모습이었다. 10개가량인 흰색의 대형 원유탱크 주변으로는 교도소처럼 사방에 감시탑이 설치돼 병사들이 24시간 보초를 서고 있었다. 인근 산은 나무를 베어 내 개활지로 만들었다. 경계를 쉽게 하기 위해서다. 한 현지인은 “감시카메라가 많기 때문에 외부인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다”며 사진 촬영을 만류했다.

중국 해관(海關·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에 공급된 원유는 52만3000t. 1975년 12월 완공된 ‘중조수유관(中朝輸油管)’이라는 파이프라인이 압록강 밑을 거쳐 북으로 연결되어 있다. 저장소 안에는 유류 수송 전용철도도 부설돼 있는 것이 관찰됐다.

이곳 사정에 밝은 한 주민은 “원유 파이프는 평안북도 백마리에 있는 저장고로 이어지며 화물열차를 이용해서도 원유를 실어 나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은 2006년 10월 9일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했을 때 이곳에서 나가는 원유의 3분의 1을 줄였다는 설이 돌았다. 당시 중국이 북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고 이후 한동안 양측 관계가 소원했다는 점에서 사실일 개연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중국 정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북이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수시로 원유 물량을 조절해 온 것으로 안다”며 이번에도 원유를 매개로 북한을 압박할 개연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이 원유를 제재 수단으로 삼는 이유는 북의 목줄을 죌 수 있는 가장 파괴력이 큰 조치이기 때문이다. 북은 원유의 대부분을 중국을 통해 들여온다. 중국에서 들여오는 원유는 전체 필요량의 20∼30%밖에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북한의 공장 가동률은 30%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원유 공급을 줄이면 생산설비는 가동이 중단되고 북한 체제 자체도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대북소식통은 “중국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기류를 보면 과거보다 강도 높은 제재를 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일각에서는 원유 공급 제한과 함께 통관 및 검역 절차를 현실화하는 등 복합 제재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북-중 교역의 70%를 차지하는 단둥 해관의 경우 현재 소형 물품은 별다른 절차 없이 통관이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북에서 화물을 싣고 온 트럭 운전사들이 당 간부들이 요청한 생필품을 다른 화물에 끼워서 갖고 들어간다. 농산물도 검역을 받지 않는다. 중국이 규정대로 통관검사를 하면 당장 북-중 교역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둥의 한 교민은 “통관을 강화하면 북한으로선 매우 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단둥에서는 그동안 신의주에 있는 북측 무역상들과 휴대전화로 통화하곤 했으나 작년 말부터 완전히 차단됐다고 한다. 과거에는 북측에서 방해전파를 쏴 신호를 교란했지만 지금은 차량에 설치하거나 들고 다닐 수 있는 신호추적장치를 상시로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는 중국과 통화하다가는 바로 적발되기 때문에 휴대전화 통화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단둥의 소식통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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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둥=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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