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원권 김정일 생가-1000원권엔 생모 생가 담겨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 北 새 화폐 도안 특징

조선신보는 4일 북한의 새 화폐 사진도 공개했다. 총 9종의 지폐와 5종의 동전으로 구성된 새 화폐의 주요 특징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가계의 신격화를 더 노골화했다는 것이다. 보도는 “화폐의 주체사상 예술적 내용과 권종 구성을 개선하고 현대적인 화폐제조기술을 도입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새 돈은 백두산 3대 장군의 영도업적과 선군시대의 면모를 사상 예술적으로 풍부히 반영했다”고 전했다.

최고액권인 5000원짜리에는 김일성 주석의 초상화와 만경대 생가가, 새로 생긴 2000원 지폐에는 김 위원장의 고향이라고 주장하는 백두산과 생가 통나무집 도안이 담겼다. 1000원 지폐 앞면에는 김 위원장 생모인 김정숙의 함경북도 회령시 생가가, 뒷면에는 김정숙이 빨치산 시절 김일성에게 물을 떠다 바쳤다는 삼지연 연못이 담겼다. 고액권의 순서대로 김일성-김정일-김정숙이 담긴 셈이다. 다만 2000원과 1000원 지폐에는 김정일과 김정숙의 초상화가 들어가지 않았다.

화폐 도안은 김 위원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항이다. 500원 지폐에서는 김 주석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기념궁전 사진이 빠지고 그 대신 평양 개선문 도안이 들어갔다.

새 화폐에서 또 주목할 점은 100원부터 5000원짜리까지 지폐의 발행일자는 2008년으로 돼 있지만 10전짜리 동전부터 5원 이상 50원짜리 지폐는 2002년으로 돼있다는 점이다. 올해 새로 찍은 화폐는 공개되지 않았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2002년과 2008년에도 화폐개혁을 시도했으나 부작용을 고민해 유보했거나 미리 준비했을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2009년에 새로 찍은 화폐는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