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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경산 신라 임당동 고분서 빈장 행해졌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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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경산 신라 임당동 고분서 빈장 행해졌을 가능성”

김상운 기자 입력 2017-03-16 03:00수정 2017-03-1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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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욱 연구원 논문서 주장
무덤 주인 추정 대퇴골 2점, 순장자 유골보다 부식 상태 심해… 시신 부패시킨 뒤 매장한 증거
경산 임당동 고분에서 발견된 무덤 주인의 유골(왼쪽 사진)과 몸에 착용했던 은제 허리띠, 귀고리, 곡옥 목걸이, 은반지. 유골을 둘러싸고 빈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영남대박물관 제공
신라 지방 지배층 무덤인 경북 경산시 임당동 고분에서 빈장(殯葬)이 행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빈장은 매장 전 시신을 빈소에 안치하고 일정 기간 장례를 치르는 절차다. 수서(隋書) 등 중국 사서에 따르면 고구려와 백제는 3년, 신라는 1년에 걸쳐 빈장을 치른 걸로 돼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고고학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임당동 고분의 빈장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면 신라의 빈장을 보여주는 첫 사례가 된다.

임당동 고분 발굴현장 전경. 영남대박물관 제공
김대욱 영남대박물관 학예연구원은 최근 고분문화연구회에 발표한 ‘신라 고분 내 빈(殯)의 가능성 검토’ 논문에서 고분 내 ‘조영 EⅡ-2호’ 무덤에서 발견된 인골 3구에 대한 새로운 분석 결과를 실었다. 암반을 파고 목곽을 설치한 뒤 나무 관을 넣은 이 무덤은 6세기 초반 신라 지방지배층이 묻힌 걸로 추정된다. 무덤은 주인과 순장자들을 넣은 주곽(主槨)과 각종 부장품과 제사음식을 넣은 부곽(副槨)으로 구성돼 있다.

임당동 고분 '조영EⅡ-2호' 주곽 내부. 순장자의 유골 사이로 은으로 만든 허리띠 일부가 보인다.
1988년 발굴 당시 주곽에서는 인골 2구만 발견됐다. 2구 중 머리를 동쪽으로 향한 시신은 주인, 서쪽을 향한 반대편 시신은 순장자로 여겨졌다. 그럼에도 의문은 있었다. 인골들 사이 무덤 중간에서는 지배층의 위세품인 금동관과 금동신발, 은으로 만든 허리띠, 은반지 등도 대거 출토됐는데, 금동관 등이 시신의 몸에 걸친 상태로 매장하는 이른바 ‘착장(着裝) 유물’임에도 인골과 위세품의 출토 위치가 일치하지 않아서였다.

조영EⅡ-2호 무덤 주곽 안에 쌓여있는 토기 부장품들
수수께끼는 인골 분석 전문가들에 의해 최근에야 풀렸다. 무덤 내 인골을 재분류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유골 1구가 발견된 것이다. 남은 뼈가 대퇴골 2점에 불과해 발굴 당시에는 별도의 개체로 파악하지 못한 걸로 보인다. 분석 결과 기존 유골 2구는 각각 15∼18세, 7∼12세인 반면, 새로 발견된 유골은 이들보다 더 나이 든 사람으로 밝혀졌다. 금동관과 금동신발의 주인은 따로 있었던 셈이다.

김 연구원이 주목한 건 새로 확인된 유골의 상태다. 두개골부터 갈비뼈, 다리뼈까지 인골의 형태를 두루 갖춘 순장자 2구에 비해 무덤 주인은 남아 있는 유골이 극히 적은 데다 부식 상태도 훨씬 심한 걸로 조사됐다. 이유가 뭘까.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논문에서 “무덤 주인이 땅에 묻히기 전 일정 기간 가매장돼 사체 대부분이 썩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본다”고 썼다. 매장 직전 죽임을 당하는 순장자들에 비해 빈장을 거쳐야 하는 무덤 주인의 부식 정도가 상대적으로 더 심하다는 얘기다.

옛사람들이 시신의 부패를 지켜봐야 함에도 굳이 빈장을 치른 이유는 무얼까. 김 연구원은 “상당한 양의 부장품과 제사음식을 확보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임당동 고분 내 부곽에서는 소와 멧돼지, 닭, 개, 꿩, 두루미, 잉어, 살구, 복숭아를 비롯해 바다에서 나는 방어, 참돔, 복어, 상어, 소라, 고둥, 전복, 참굴 등 다양한 제사음식들이 발견됐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신라 임당동 고분#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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