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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치명적 바이러스’ 실험실 국내 첫 설치

조건희기자

입력 2017-03-16 03:00:00 수정 2017-03-16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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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보건의료타운서 곧 가동

에볼라 등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위험한 바이러스를 다루는 ‘생물안전 4등급(BL4)’ 실험실이 국내에 설치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인체에 치명적이고 치료·예방이 어려운 제4(최고)위험군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BL4 실험실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보건의료행정타운에 완공해 조만간 본격 가동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BL4 실험실에서 다룰 수 있는 바이러스는 에볼라, 급성 출혈열인 라사열 등 감염 시 치사율이 높고 아직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20여 종이다. 정부가 기존에 갖추고 있던 BL3 실험실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제3위험군 병원체만을 취급할 수 있어, 에볼라 환자가 생겨도 미국, 캐나다 등 해외 20여 개국에 있는 실험실에 검체를 보내 정밀 진단을 맡겨야 할 형편이었다. 실제 2014년 국내 한 제약사가 에볼라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견하고도 국내에 BL4 실험실이 없어 미국에 실험을 의뢰했다.

정부가 BL4 실험실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면 신종 감염병을 자체적으로 검사할 수 있고 신약 개발,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생물무기 대응법 연구까지 가능해져 ‘방역 주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때문에 관련 시설은 테러에 대응한 국가보안목표시설로 지정돼 구체적인 운영 방식이 공개돼 있지 않다.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엔 좀비가 창궐해 전력 공급이 중단되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자가 바이러스 연구소 건물을 스스로 폭파하는 장면이 나온다. 시설이 작동을 멈추면 치명적인 바이러스들이 풀려나 바깥세상에 감염병이 번질 것을 우려해서다. 질병관리본부의 BL4 실험실엔 폭파 기능은 없지만 유사시 모든 바이러스를 과산화수소 등 화학약품과 고압증기로 한순간에 폐기하는 안전 절차를 두고 있다. 실험실에 들어갈 땐 공기의 압력으로 바이러스를 완전히 차단하는 양압(陽壓)복을 착용해야 하고, 나올 땐 화학 샤워를 거쳐야 한다. 내진 설계가 적용됐고 3, 4개월마다 시설 전체를 폐쇄해 훈증 소독한다.

실험실에 드나들 수 있는 연구관은 극소수다. 차관급인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에게도 출입 인가가 나지 않았다. 직접 실험·연구 업무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관들은 전부 해외 BL4 실험실에서 1개월 이상 훈련을 받았다. 건축비 240억 원 외에도 매년 수십억 원이 교육·유지·보수비로 쓰인다.

하지만 보건당국 일각에선 해외에서 유행하는 신종 바이러스를 들여와 BL4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데 대해 유보적인 입장이다. “아직 국내에 퍼지지도 않은 바이러스를 연구용으로 반입하면 국민 불안이 가중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BL4 실험실은 각종 감염병 유입에 대비한 가상 시나리오 훈련만 이뤄지는 ‘개점휴업’ 상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 감염병이 유입된 뒤에야 연구를 시작하면 늦다”며 “검체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데이터를 축적해 둬야 한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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