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상선, 美롱비치터미널 비공개입찰 참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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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협상대상자 대한해운과 경쟁… 자본잠식돼 ‘알짜 자산’ 여부 논란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이 보유한 미국 롱비치터미널 입찰에 참여하면서 해운업계의 눈길이 롱비치터미널의 향방에 쏠리고 있다. 롱비치터미널은 국가적 전략자산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2대 주주인 스위스 MSC의 결정에 따라 외국에 넘어가 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진해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가 이날 진행한 한진해운 롱비치터미널에 대한 비공개입찰에 현대상선이 참여했다. 앞서 대한해운이 한진해운 미주노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롱비치터미널 인수권을 얻은 상태여서 현대상선과 대한해운은 롱비치터미널을 두고 인수 경쟁을 펼치게 됐다.

 그동안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비용 절감을 위한 ‘선박 대형화’를 추구하던 해운사들도 ‘터미널 확보’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선박은 크고 많은데 물동량은 적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대형 선박을 채우는 데 한계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세계 주요 지점에 터미널을 확보하면 그 터미널을 이용하는 다른 선사들한테 하역비를 받는 것은 물론이고 자사(自社) 배가 해당 터미널에 갔을 때 하역비를 아낄 수 있다. 또 입·출항 일정이나 접안 위치 등을 유리하게 조정할 수 있어 서비스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현대상선은 유럽 쪽에서는 한진해운의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을 인수하기로 하는 등 터미널 사업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롱비치터미널의 경우 MSC와 대한해운이 인수를 포기해야 하는 데다 롱비치터미널의 운영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실제 인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진해운 사태로 롱비치터미널의 물동량이 크게 줄어든 데다 롱비치터미널의 부채 규모(약 6243억 원)가 자산(약 2585억 원)의 2배가 넘어가는 등 자본잠식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편 28일 한진해운은 “전날(현지 시간) 캐나다 밴쿠버 항에서 한진 비엔나호가 하역을 마무리해 소속 선박 141척의 모든 짐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은 법정관리 신청 약 석 달 만에 공식적으로 마무리됐다.

김성규 sunggyu@donga.com·강유현 기자
#현대상선#롱비치터미널#입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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