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여성들 등 뒤에 몰래 잉크 뿌리고 달아난 40대男,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0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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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늦은 밤 수업을 끝낸 서울 관악구의 한 수학학원 원장 백모 씨(44)는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 있던 검은 잉크통을 집어 들고 퇴근길에 나섰다. 백 씨는 이날 한 버스정류장에 막 내린 20대 여성 A 씨의 뒤를 능숙하게 따라붙었다. 그리고 플라스틱 충전식 잉크통을 꺼내 A 씨 등을 향해 물총을 쏘듯 손으로 눌러 잉크를 난사했다. 옷이 축축해진 것을 느낀 A 씨가 뒤돌아봤지만 이미 백 씨는 도망간 뒤였다.

백 씨는 올 3월과 지난달에도 길을 혼자 걸어가던 20대와 30대 여성을 상대로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늘 같은 방식이었다. 백 씨는 여성 등 뒤에서 몰래 잉크를 쏘고 달아났다. 피해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옷만 더럽혀지고 끝났지만 낯선 남자가 등 뒤에 몰래 따라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섬뜩했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하고 주변을 탐문 수사한 끝에 백 씨를 검거했다. 경찰조사에서 백 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다 폐쇄회로(CC)TV 화면 등을 보여주자 결국 “업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그랬다”고 자백했다. 백 씨에게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장난이었지만 피해 여성들은 공포감에 시달려야 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백 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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