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도권]한강에 2016년 수상비행장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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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접안시설 등 예산 28억 신청
청담∼잠실대교 사이 설치 유력… 주변 고층아파트 많아 안전성 논란

충북 제천시 청풍호에서 운영될 6인승 세스나 수상비행기. 한강 수상비행장이 설치되면 서울∼제천을 오갈 것으로 보인다. 제천시 제공
충북 제천시 청풍호에서 운영될 6인승 세스나 수상비행기. 한강 수상비행장이 설치되면 서울∼제천을 오갈 것으로 보인다. 제천시 제공
서울시가 내년 하반기 한강에 수상비행장을 설치한다. 유력한 예정지로는 잠실이 거론되고 있다. 관광 활성화를 명분으로 내건 결정이지만 안전성을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4일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시는 한강에 수상비행장 설치를 추진 중이며 이미 내년 예산 28억 원을 신청했다. 접안시설 마련 및 각종 항공시설 설치비용이다. 한강사업본부는 올 하반기 예산이 반영되는 대로 관련 인허가 절차에 들어가 내년 하반기 한강에 수상비행장을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한강의 활용도를 높이고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수상비행장 도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비행장 설치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강 수상비행장 장애물 제한표면 검토 용역’을 이미 지난달 중순 마쳤다. 용역 결과 한강 교량과 주변 건축물에 제한을 받지 않고 수상비행기가 뜨고 내릴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시는 최대 14인승 수상비행기를 운용한다는 기준에 따라 관련 용역을 진행했다. 하지만 사업 초기에는 10인승 이하를 우선 투입할 계획이다.

수상비행장의 유력한 예정지로는 잠실(청담대교∼잠실대교)을 검토하고 있다. 14인승 비행기의 경우 이착륙 시 필요한 ‘수상 활주로’가 1600m 정도 확보돼야 하는데 청담대교 하부와 잠실대교 하부 간 거리는 약 2.7km다. 또 이착륙 시 안전한 비행각도 확보에 장애를 주는 주변 구조물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코엑스, 한국전력 터, 잠실종합운동장 등을 엮는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과 맞물려 인근에 수상비행장까지 설치되면 일대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수상비행기는 우선 관광용으로 설치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최초로 문을 여는 충북 제천 청풍호 수상비행장과 연계해 교통수단으로 운영될 가능성도 있다. 제천시 관계자는 “서울시 관계자들이 5월 말 제천을 찾았을 때 서울과 노선을 연결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안전성 확보다. 기술적으로 수상비행장 설치가 ‘가능하다’는 답을 얻었지만 한강은 장애 요소가 많다. 한강을 따라 고층 아파트가 늘어서 있고 교량은 촘촘히 설치돼 있다. 수상에는 유람선 및 각종 수상레저 기구가 떠 있다.

시 한강사업본부는 “현재 헬기가 한강에서 운용 중인 만큼 수상비행기 운행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허가권자인 서울지방항공청은 “교량, 건물 등 장애물뿐 아니라 한강 유속 등 다른 변수도 생각해야 한다. 한강은 서울의 중심인 만큼 안전과 관련해 추가로 고려할 사항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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