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마돈나’, 상영관 ‘편파 배정’ 논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7월 1일 0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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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돈나’ 포스터.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영화 ‘마돈나’ 포스터.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영화 ‘마돈나’ 전국 상영관 41개관 배정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불공정 논란

대기업 계열 극장체인과 작은 영화 사이에서 빚어지는 다양성 침해와 불공정 경쟁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2일 개봉하는 영화 ‘마돈나’(감독 신수원·제작 준필름·사진)가 확보한 주말 최대 68개의 상영관(6월30일 기준) 가운데 관객 접근성이 편리한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CJ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의 상영관은 단 41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극장의 80%를 차지하는 이들 3사 체인은 ‘마돈나’를 대부분 다양성영화 전용관에만 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CGV는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인 아트하우스관 가운데 16개관을 내줬다. 롯데시네마는 서울과 목포 각 1개관을 뺀 나머지를 역시 100석 내외의 아르떼관에 배정했다.

서영희, 변요한 등 스타급 연기자와 해외 영화제에서 인정받아온 감독이 만들어 올해 제68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부문 중 하나인 주목할만한 시선에서 상영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적은 상영관 수치다. 최근 시사회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흥행 가능성까지 점쳐졌다는 점에서도 의구심을 자아낸다.

극장들은 ‘마돈나’와 같은 날 개봉하는 블록버스터 ‘터미네이터:제니시스’와 ‘연평해전’의 흥행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영화계에서는 처음부터 공정한 경쟁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한 관계자는 “관객에게 제대로 영화를 소개하고 평가받을 기회를 처음부터 박탈한 셈”이라며 “극장이 상영관을 배정하는 내부 기준이나 방침도 모호해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선 그 자의적인 판단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극장체인 CGV가 4월 초 공개한 개봉 첫 주 상영관 배정 기준을 보면 ‘예매수량’과 ‘같은 시기 흥행 영화’ 등이 주요 판단 근거가 된다. 상영관 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예매수량은 해당 영화의 개봉 주 월요일 수치를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이에 따르면 ‘터미네이터:제니시스’는 6월25일 대부분의 극장에서 예매가 시작돼 개봉 주 월요일인 6월29일 40%대의 예매율을 기록했다. 반면 ‘마돈나’는 6월29일에야 멀티플렉스 극장 예매가 본격 시작됐고, 예매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처음부터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CGV와 롯데시네마가 계열사 및 자사 영화에 적정 기준보다 많은 수의 상영관을 편성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5억원을 부과했다. 올해 초에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상영관수를 둘러싸고 비슷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아 영화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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