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작계 5015’ 유출한 군 장교에게 안보 맡길 수 있는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3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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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정보당국이 최근 군사기밀인 ‘한미연합작전계획(작계) 5015’의 외부 유출과 관련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보안조사에 착수했다. ‘작계 5015’는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징후 시 30분 내 선제 타격한다는 ‘킬 체인’ 같은 민감한 내용을 담은 새 작전계획이다. 한미 양국 군은 지난달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에 처음 적용했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은 ‘작계 5015’의 유출에 대해 우리 군에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은 한미 군 당국이 올 6월 ‘작계 5015’에 서명했다는 내용을 지난달 27일 보도한 바 있다. 민감한 내용을 담은 군사기밀을 외부에 알린 군 간부의 보안의식과 정신상태가 의심스럽다.

남북 군사 대치 중이던 지난달 22일 북의 무인정찰기가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를 넘어 철책경계 부대인 일반전초(GOP) 상공까지 침범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작년 봄 북한 무인기에 청와대 영공이 뚫린 사건 이후에도 군의 방비태세에 달라진 게 있는지 모르겠다. 다음 날인 23일에는 북 헬기가 남측으로 넘어와 경고사격을 했다는 허위 사실이 인터넷 사이트에 나돌았다. 군 당국이 이 화면을 친구에게 보낸 군 장교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지만 군 기밀을 외부에 유출한 것이 이적행위와 뭐가 다른가.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그제 판문점에서 근무하는 미 장병과의 화상통화에서 “한반도는 언제든지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말했다. 국가 비상사태에서 이런 얼빠진 행동을 하는 군 장교들에게 나라의 안보를 맡겨도 되는지 통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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