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우조선 찾은 문재인, 잘못된 勞政관계 반복하는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31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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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노조가 다음 달 9일 공동파업을 앞둔 가운데 한진중공업 노조가 불참을 밝혔다. 김외욱 노조위원장이 “세계적으로 조선업종이 어려운 상황에서 공동파업은 우리와 맞지 않는다”고 한 것은 파업으로 실익이 없음을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때 강성노조의 상징으로 장기파업을 벌였던 한진중공업은 2011년 크레인 농성에 이은 ‘희망버스 사태’를 겪으며 노사 합의 원칙을 어기고 정치세력과 연합해선 노사 문제를 풀 수도, 기업이 살아날 수도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

글로벌 조선업 불황으로 수주가 격감하면서 조선업계가 경영난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2분기 4조7000억 원대의 사상 최대 손실을 기록해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고임금을 받는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함께 자구 노력을 하기는커녕 임금 대폭 인상을 요구하며 20일 조선업계 초유의 공동파업을 결의한 것은 염치없는 일이다. 조선업 실적 악화에 경영진 책임이 작지 않지만 지금까지 타 업종보다 많은 혜택을 누려온 노조가 파업카드까지 휘두르는 것이 국민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고심해 봤는지 의문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어제 경남 거제의 대우조선 노조를 찾아가 “정부의 조선 산업 정책 실패가 원인”이라며 “그 고통을 노동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야당 대표가 노동계 의견을 수렴할 수는 있다. 그러나 대우조선은 공적자금을 투입해 2000년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된 곳이어서 다른 민간기업과 구별된다. 문 대표의 언행은 마땅히 해야 할 구조조정을 가로막고 결과적으로 파업을 부추기는 잘못된 신호를 줄 우려가 있다.

문 대표는 노무현 정부 민정수석 시절에도 화물연대 등의 파업에 개입해 “노정(勞政) 관계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워졌다”고 자서전 ‘운명’에서 밝힌 바 있다. 같은 잘못을 반복한다면 수권정당의 대표 자격이 없다는 지적을 들어도 할 말 없을 것이다.
#대우조선#문재인#노정#한진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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