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군복 태극기가 부끄럽지 않도록 ‘軍 매국행위’ 척결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7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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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모든 군인들의 군복에 태극기가 부착된다. 현재는 해병대 및 카투사, 해외파병 장병들의 전투복에만 태극기가 붙어 있다. 국방부는 “천안함 폭침 5주년과 광복 및 분단 7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군인의 자긍심과 애국심을 높여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지금은 군복에 부대 표지만 있지만 태극기를 부착하면 신성한 국방의 임무를 수행한다는 자부심도 커질 수 있을 것이다. 미국도 9·11테러 이후 군복에 성조기를 달기 시작했다.

어제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용사 5주기 추모식에 등장한 희생용사 46명의 영정 사진도 태극기를 배경으로 제작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천안함 용사들의 영령 앞에서 너무도 부끄럽고 통탄스러운 통영함 비리 같은 방위사업 비리를 완전히 뿌리 뽑아 다시는 이런 매국행위가 대한민국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천안함 폭침과 방산비리는 지난 정권 때의 일이라고 해도, 해군 A 중장은 작년 11월부터 이달까지 군 골프장 경기 보조원(캐디)을 성희롱해 어제 면직됐다. 작년 10월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성(性)군기 위반과 군 기강 해이에 대해 ‘국가 안보를 좀먹는 이적 행위’라며 엄벌을 다짐했는데도 버젓이 성희롱을 했다니, 이런 군이 세계 어느 나라에 또 있단 말인가.

군복에 태극기만 붙인다고 자긍심이 절로 생기는 게 아니다. 군이 청렴하고 유능해야 태극기에 값하는 자긍심이 생긴다. 성폭력을 포함한 군대 안의 폭력을 없애고, 세금 축내는 방산비리가 사라지고, 천안함 같은 사건이 터졌을 때 적을 섬멸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 애국심이 우러나는 것이다. 형식이 실질을 따라가지 못하면 태극기 단 군복은 오히려 태극기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든다. 항간에선 신뢰를 잃은 군이 ‘태극기 마케팅’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태극기 찍찍이(벨크로)가 60억 원이라니, 또 무슨 방산비리가 벌어지려나” 같은 민심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그제 천안함에 대해 “북한 잠수정에 의한 폭침”이라고 북한의 소행을 인정한 것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었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고 원인을 인정하지 않은 채 이념을 앞세우는 듯한 야당의 태도가 안보에 보탬이 될 리 없다. 정치권도, 군도 북의 위협을 직시하지 않으면 안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군복#태극기#천안함 폭침 5주년#현충원#성(性)군기 위반#만시지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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