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올림픽을 능가하는 재미,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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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으로 뛰어오른 선수가 발로 공을 차서 스파이크를 날린다. 15세기 동남아시아에서 시작된 세팍타크로의 박진감 넘치는 모습이다. 인도에서 유래된 카바디는 술래잡기와 레슬링을 뒤섞은 색다른 경기로 숨을 참는 것이 핵심기술이다. 아시아의 전통 문화와 현대적 스포츠를 아우른 이런 종목은 올림픽에선 볼 수 없다. 이들을 포함한 36개 종목에서 439개 금메달을 놓고 겨루는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의 막이 화려하게 올랐다.

어제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개회식을 시작으로 다음 달 4일까지 16일 동안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란 슬로건 아래 45억 아시아인의 축제가 이어진다. 한국에선 1986년 서울, 2002년 부산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대회다. 인천시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얻는 것은 물론이고 국제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7회째를 맞는 올해 대회는 남북한을 비롯해 분쟁으로 고통 받는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등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소속 45개 회원국이 모두 참여한 첫 ‘퍼펙트 대회’다. 선수단도 역대 최대인 1만4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한국은 ‘90개 이상 금메달 획득, 5회 연속 종합 2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북한은 축구 역도 사격 등 14개 종목에 선수 150명을 파견했다. 스포츠를 통해 남북 화합의 물꼬를 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번 대회는 아시아인의 축제이면서 동시에 세계 정상급 스타들의 기량을 감상할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다. 탁구 배드민턴 레슬링 등에서 세계 최강을 다투는 아시아 선수들이 대거 출동했다. 수영의 박태환과 중국의 쑨양, 리듬체조의 손연재와 중국 덩썬웨의 라이벌 대결도 화제다.

국제 스포츠 대회의 성공은 국민의 관심과 열기가 좌우한다. 한계에 도전하는 각국 선수들의 투지와 열정이 우리 가슴속에 숨죽이고 있던 투지와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살고 있는 아시아는 광대한 대륙에 다양한 문화를 꽃피웠다. 아시아 대륙의 한쪽에서 분쟁과 갈등이 멈추지 않고 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인류 공통의 꿈과 아시아의 연대를 확인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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