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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마트 1만 명 정규직 전환… 고용·해고도 쉬워져야

동아일보

입력 2013-03-06 03:00:00 수정 2013-03-06 03:00:00

이마트가 전국 146개 매장에서 상품 진열 등을 하는 하도급 회사 직원 1만여 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가 불법 파견으로 판단하고 직접 고용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도급 직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정년을 보장받고 임금이 평균 27% 오른다. 학자금과 의료비 등 이마트 정규직에 주는 복지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이마트는 연간 600억 원의 인건비를 더 부담하게 됐지만 직원들의 소속감과 생산성이 높아지면 중장기적으로는 득일 것이다.

현행법은 다른 회사에서 직원을 받아 쓰는 파견 근로와 사내 하도급을 정당한 고용 형태로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트처럼 일감을 외부에 맡기는 도급 계약을 하고 실제로는 파견 근로자처럼 지휘 감독을 하면 불법 파견이 된다. 파견 근로는 컴퓨터 전문가, 통신기술, 조리 등의 32개 업종에만 가능하다. 나머지 업종에서 직원처럼 쓰려면 직접 채용하는 것이 맞다.

미국에서는 일하기 좋은 직장에 홀푸즈마켓과 같은 유통회사들이 자주 거론된다. 한국도 이마트 사례를 유통업계의 경영 체질을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대형마트가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늘린다면 사회 전체에도 이득이다. 소득 불평등이 줄고 소비를 진작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유통 물류 시스템을 현대화해 소비자 가격을 낮출 수도 있다.

법원은 최근 현대자동차와 한국GM의 사내 하도급을 불법 파견으로 규정하고 인건비 절감을 위해 불법 파견을 하던 기업들의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임기 내에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유통업체는 물론이고 자동차 조선 철강 등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제조업도 사회적 변화에 맞춰 고용 형태를 양질의 일자리 중심으로 바꾸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세계적으로도 일자리 창출을 경영 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우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와 정치권이 정규직 전환을 강요해선 안 된다. 고용 유연성도 함께 높여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바꿔줘야 한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정규직이 더 많은 임금을 받고, 해고도 어려운 경직된 노동 환경에서는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선호하게 마련이다. 무리하게 고용 안정성만 강조하면 비정규직 비중이 특히 높은 영세 중소기업부터 경영난에 직면하고, 대기업은 자동화나 해외 이전으로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늘어난 비용을 협력업체에 떠넘기는 꼼수로 대응할 것이다. 고용의 안정성과 유연성은 수레의 두 바퀴처럼 함께 굴러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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