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팟’ 매킬로이, 다음 잭팟은 커리어 그랜드슬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3월 18일 16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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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매킬로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9년 3월. 당시 30대 초반 나이로 이미 ‘골프 황제’라는 칭호를 얻었던 타이거 우즈(43·미국)는 자신의 후계자로 로리 매킬로이(30)라는 북아일랜드 출신 프로골퍼를 점찍었다. 스무 살 어린 나이임에도 침착한 플레이를 앞세워 주요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모습을 눈여겨본 것이다.

‘차세대 황제’로 불리게 된 매킬로이는 이후 황제의 기대대로 매년 성장을 거듭했다. 그리고 후계자로 등극한 지 10년째가 되는 올해, 마침내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매킬로이는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TPC 소그래스(파72·7189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250만 달러·약 141억 원)에서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기존 선두 욘 람(25·스페인)에게 1타 뒤진 채 최종라운드를 시작했지만, 후반 11~12번 홀 그리고 15~16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내면서 개인 통산 15승을 달성했다.

매킬로이에게 이번 대회 우승은 의미가 남다르다.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릴 만큼 권위를 인정받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기록하면서 PGA 투어 단일대회 사상 최다 우승상금을 거머쥔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올해부터 우승상금을 25억 원으로 늘렸다. 이는 PGA 투어 역대 정규대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첫 번째 행운은 매킬로이의 차지였다.

또한 매킬로이는 평생의 꿈인 ‘커리어 그랜드슬램’에도 더욱 가깝게 다가갔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US오픈과 PGA 챔피언십, 디 오픈, 마스터스를 모두 제패하는 영광을 뜻하는데, 매킬로이는 2011년 US오픈, 2012년 PGA 챔피언십, 2014년 디 오픈과 PGA 챔피언십에서 차례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까지 남은 대회는 다음달 11일 열리는 마스터스뿐이다. 매킬로이는 통산 15승을 달성하는 동안 아직 마스터스의 상징인 그린 재킷을 입어보지 못했다. 2014년 대회부터 5년 연속 톱10에는 들었지만, 우승까지는 늘 뒷심이 부족했다. 그러나 이번 우승으로 마스터스 제패를 향한 자신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게 됐다. 현재까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보비 존스(1930년)와 진 사라젠(1935년), 벤 호건(1953년), 게리 플레이어(1965년), 잭 니클라우스(1966년), 타이거 우즈(2000년)까지 총 6명뿐이다.

이날 잭팟의 주인공이 된 매킬로이는 “지금 난 내 인생 최고의 골프를 하고 있다. 이 느낌이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며 “지난 10년간 선수로서 훌륭한 10년을 보낸 만큼 앞으로의 10년도 훨씬 나은 시간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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