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 “내 눈엔 오직 ‘그린재킷’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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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개막 마스터스 우승 1순위… “올해처럼 완벽한 준비는 없었다”
2016년 ‘쿼드러플 참사’ 스피스, “과거는 잊고 적극적으로 공략”
왼손 장타자 왓슨도 챔피언 후보


“마스터스는 나를 더 좋은 선수로 성장시킨 곳이다. 하지만 이제 성장은 필요 없다. 오직 우승이 목표다.”

5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를 앞두고 로리 매킬로이(29·북아일랜드)는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마스터스만 정복하면 역대 여섯 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그이지만 지난 9년간 그린재킷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매킬로이는 “최근 4년간 꾸준히 톱10에 진입했다. 배운 것이 많으니 이번엔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올해 마스터스에서 조던 스피스(25·미국)와 함께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베팅사이트 스카이베트는 매킬로이와 스피스의 우승 배당률을 9로 표시했다. 이는 마스터스 참가자(87명)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이들의 우승에 100원을 걸어 적중하면 900원을 벌 수 있다는 의미로 배당률이 낮을수록 우승 확률이 높다.

매킬로이는 지난달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며 화끈하게 몸을 풀었다. 한껏 부푼 자신감만큼이나 평소 마스터스에서 보여준 슬로스타터 면모도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올해처럼 완벽하게 마스터스를 준비한 적이 없다. 샷 감각이 좋은 만큼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그린을 공략하는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김재열 SBS골프 해설위원은 “매킬로이는 장타자지만 마스터스에서는 경기 운영이 미숙했다. 1, 2라운드에 컷 통과를 위해 소극적으로 경기를 했다가 선두권과 격차가 커져 우승 기회를 놓쳤다. 이번엔 달라질지 흥미롭다”고 분석했다.

스피스는 2015년 마스터스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1∼4라운드 선두 유지) 우승을 차지하며 타이거 우즈(43·미국)의 뒤를 이을 ‘차세대 황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는 2연패를 노렸던 다음 해 줄곧 선두를 달리다가 4라운드 12번홀(파3)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범하는 참사로 인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스피스는 “과거의 아픔은 잊었다. 오거스타의 까다로운 그린 등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스피스가 빠르기로 유명한 오거스타의 유리알 그린을 극복하려면 장점인 ‘컴퓨터 퍼팅’이 살아나야 한다. 나상현 SBS골프 해설위원은 “스피스는 올 시즌 퍼트가 흔들리는 등 자신의 장점이 살아나지 못하면서 무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열린 휴스턴 오픈(3위)부터 퍼트 감각이 살아난 만큼 우승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깜짝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선수는 버바 왓슨(40·미국)이다. 왓슨의 배당률은 14로 우즈(배당률 12·6위)에 이어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왼손잡이 장타자인 그는 2012, 2014년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하며 이 대회에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대회 코스는 6개 홀이 왼쪽으로 휘어진 ‘도그레그 홀’로 왼손잡이 골퍼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오거스타의 일부 홀은 왼손잡이 골퍼가 자신이 원하는 구질로 그린을 공략하기 쉬운 레이아웃이다”라고 분석했다. 짝수 해에 마스터스 우승을 엮어낸 왓슨은 “내가 우승 후보로 지목되는 것은 부담이 돼서 싫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다만 내가 할 일에 최선을 다해 경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40대 양대 산맥으로 주목받는 우즈와 필 미컬슨(48·미국)도 이날 함께 연습 라운드를 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둘은 한 팀을 이뤄 프레드 커플스(미국)-토마스 피터르스(벨기에)와 경쟁을 펼쳤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둘의 동반 연습 라운드는 1998년 닛산오픈 이후 20년 만이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통산 다섯 번째 그린재킷을 품겠다는 각오다. 미컬슨은 역대 최고령 마스터스 우승을 노린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미국프로골프#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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