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치 퀸 김세영, 살아난 ‘몰아치기’ 신공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5월 9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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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오른쪽)이 8일(한국시간) 멕시코시티의 멕시코골프클럽에서 끝난 LPGA 투어 로레나오초아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뒤 박세리(왼쪽)로부터 트로피를 건네받고 활짝 웃고 있다. 옛 골프여왕 로레나 오초아가 주최하는 이번 대회에는 박세리를 비롯한 여자골프 명예의 전당 멤버들이 초청돼 시상식을 함께 빛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김세영(오른쪽)이 8일(한국시간) 멕시코시티의 멕시코골프클럽에서 끝난 LPGA 투어 로레나오초아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뒤 박세리(왼쪽)로부터 트로피를 건네받고 활짝 웃고 있다. 옛 골프여왕 로레나 오초아가 주최하는 이번 대회에는 박세리를 비롯한 여자골프 명예의 전당 멤버들이 초청돼 시상식을 함께 빛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LPGA 오초아매치플레이 시즌 첫승…11개월만에 우승 환호

뜻밖의 부진에 이경훈코치에 SOS
퍼트 감각 훈련후 첫 대회 컷 탈락
스타일 딱 맞는 매치플레이서 부활
세계 3위 쭈타누간 꺾고 퀸의 미소


김세영(24)이 침묵을 깨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6승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매치 퀸’으로 등극했다.

김세영은 8일(한국시간) 멕시코시티의 멕시코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로레나오초아매치플레이(총상금 120만달러) 결승에서 세계랭킹 3위 아리야 쭈타누간(태국)을 상대로 한 홀차 승리(1UP)를 거두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해 6월 마이어클래식 이후 약 11개월만의 꿀맛 같은 우승이다.

김세영.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김세영.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2015년 LPGA 투어에 데뷔해 3승을 휩쓸며 신인왕에 올랐던 김세영은 지난해에도 2승을 추가하며 새로운 강자로 우뚝 섰다. 3월 파운더스컵과 6월 마이어클래식에서 우승했다. 그 덕에 8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기대를 모았으나,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리우올림픽 후에는 캐나다여자오픈 준우승, 에비앙챔피언십 5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후 5개 대회에선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하며 부진에 빠졌다. 올 시즌에도 혼다타일랜드 3위를 제외하고는 6경기에서 컷 탈락 1회를 포함해 모두 20위 밖에 머물렀다.

김세영의 강점은 특유의 몰아치기와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다. 패기 넘치고 화끈한 ‘공격 골프’를 앞세워 역전 우승을 많이 일궜는데, 특히 2015년 롯데챔피언십에선 박인비(29)와 치른 연장전에서 샷 이글을 성공시키며 기적 같은 우승을 차지해 ‘기적의 소녀’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러나 올해는 그런 모습이 실종됐다.

뜻밖의 부진에 빠졌던 김세영은 3주 전 이경훈 스윙코치를 미국으로 불러 응급처방을 받았다. 혼자선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아 SOS를 청했다. 김세영은 이 코치와 1주일 가량 함께 훈련하며 문제점을 하나씩 고쳐나갔다.

심각한 정도의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퍼트 방식 등 몇 가지 작은 부분에서 좋았던 감각을 잃어버렸다. 이 코치는 그런 작은 부분들을 정상으로 되돌려놓는 데 초점을 맞췄다. 퍼트를 과감한 방식에서 안정적인 방식으로 변화시켰다.

김세영.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김세영.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훈련 후 첫 대회에선 컷 탈락하고 말았다. 이번에는 과한 의욕이 발목을 잡았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거주하고 있는 김세영은 지난주 집 근처에서 열린 텍사스슛아웃에 큰 기대를 걸었다. 코스에도 익숙해 내심 우승까지 넘봤지만, 의욕이 앞서는 바람에 경기를 망쳤다. 그런 김세영을 이 코치는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올라가자”고 다독였다.

이번 매치플레이가 김세영에게는 좋은 기회가 됐다. 1대1로 맞붙는 매치플레이의 특성상 스코어를 줄여나가는 스트로크플레이 방식과 다른 공략법이 필요하다. 김세영처럼 폭발력 있는 플레이와 몰아치기에 능한 선수에게 유리한 면이 많다. 그러나 반대로 쉽게 무너질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 김세영은 이 코치의 주문대로 서두르지 않고 인내하면서 기회를 노렸다.

1∼4라운드를 가볍게 통과한 김세영은 5라운드(준결승)에선 껄끄러운 상대 허미정(28)을 만났다. 허미정은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을 꺾고 올라와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김세영은 허미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끝에 5&4(4홀 남기고 5홀차) 승리를 따내고 결승에 안착했다.

결승에서도 초반부터 쭈타누간을 몰아세웠다. 한 번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는 우세한 경기를 펼치며 LPGA 투어 통산 6승째를 챙겼다. 김세영은 “올해 우승이 없어서 힘들었다. 이번 우승으로 인해 좋은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3·4위전에선 허미정이 연장 접전 끝에 펑샨샨(중국)을 따돌리고 3위에 올랐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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