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없는 강성훈, 어느새 PGA 강자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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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오픈 7언더 공동6위… 4월 2위-11위 포함 상승세
채플, 데뷔 180경기만에 첫 우승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강성훈(30)은 모교 이름인 ‘연세’라고 적힌 모자를 쓰고 대회에 나선다. 자신을 후원하는 메인 스폰서가 없기 때문이다.

프로 골퍼로서 자존심이 상할 만한 상황이지만 성적만 놓고 보면 강성훈은 PGA투어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골퍼다. 강성훈은 24일 미국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TPC(파72)에서 열린 발레로 텍사스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7언더파를 기록한 그는 전날 공동 19위에서 공동 6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로써 강성훈은 이달 들어 셸휴스턴오픈 2위, RBC헤리티지 공동 11위에 이어 3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번 대회 상금 20만725달러(약 2억2600만 원)를 포함해 3개 대회에서 벌어들인 상금 합계만도 107만 달러(약 12억 원)에 이른다. 시즌 상금 140만322달러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26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즌 17개 대회에서 벌어들인 상금 액수가 이미 지난 시즌 29개 대회 상금(98만 달러)을 넘겨 사실상 내년 시즌 출전권을 일찌감치 확보했다. 지난달 202위였던 세계 랭킹은 86위까지 점프했다.

이날 막판 3홀 연속 버디로 깔끔한 마무리를 한 강성훈은 “강한 바람이 부는 까다로운 조건 속에서도 경기를 잘 마무리해서 기쁘다. 요즘 퍼트가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성훈은 지난해 말 결혼한 후 심리적 안정을 찾으면서 기량이 향상됐다. 제주에서 강성훈에게 골프를 처음 가르쳤던 아버지 강희남 씨는 “혼자 미국 생활을 할 때는 잘 챙겨 먹지 못하고 외로움도 탔다. 아내와 함께 투어를 돌면서 말벗이 생겨 의지가 되고, 책임감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평소 투어 카드를 놓칠까 봐 노심초사했던 강성훈은 “예전에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에 오히려 실수가 나왔다. 이젠 자신감을 갖고 한결 편하게 경기에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승은 12언더파를 기록한 케빈 채플(미국)에게 돌아갔다. 채플은 2008년 프로에 뛰어들어 PGA투어 180번째 대회 만에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17번홀까지 브룩스 켑카(미국)와 공동 선두였던 그는 18번홀(파5)에서 89야드를 남기고 세 번째 샷을 핀 2.5m에 붙인 뒤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번 우승 전까지 PGA투어에서 준우승만 6차례 했던 채플은 지난 시즌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에서는 2홀 남기고 2타 차 선두를 달리다 동타를 허용한 뒤 연장에서 로리 매킬로이에게 패한 뒤 불운의 아이콘으로 여겨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미국프로골프#pga#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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