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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담당 기자들이 사진 궁하면… 이 남자부터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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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담당 기자들이 사진 궁하면… 이 남자부터 찾는다

안영식 전문기자 입력 2017-03-18 03:00수정 2017-03-1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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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식 전문기자의 人]JNA 골프뉴스 에이전시 정진직 대표
2011년 LPGA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스카이72GC 오션코스) 전야제 때 정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박세리, 박지은, 김미현(왼쪽부터)과 소중한 추억을 나누고 있다.
안영식 전문기자
JNA 골프뉴스 에이전시 정진직 대표(55). 그는 한국 골프의 산증인이다. 골프 전문 사진기자로 30년간 국내외 현장을 누비고 있다. 독보적이다. 국내 언론사 골프 담당 취재기자들은 사진이 궁할 때마다 그에게 SOS를 친다.

“친분이 있는 변호사가 ‘대한민국에서 돌아다니는 골프 사진 중 절반은 정 기자가 찍은 것 같은데, 저작권 소송을 내자’고 제의해 왔다. 그냥 웃고 넘어갔다.”

국내에서는 해당 분야의 선구자, 개척자이기에 ‘최초’ 타이틀은 대부분 그가 주인공이다.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최초의 골프사진 풀기자로 골프장에서 자신이 직접 현상, 인화한 사진을 언론사에 배포했다.

타이거 우즈가 2004년 PGA투어 닛산오픈(로스앤젤레스 리비에라CC) 16번홀 페어웨이에서 드라이버로 세컨드샷을 하고 있다. 정진직 대표는 나무와 우즈가 대비되는 앵글을 잡기 위해 1km 떨어진 지점에서 2시간이나 기다렸다.
정 대표는 2004년 미국프로골프(PGA)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로부터 동시에 한국 사진기자로는 처음으로 투어 ID를 받은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투어 ID는 스포츠 입장권의 시즌 티켓에 비유할 수 있다. 대회 때마다 미디어 등록 신청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모든 대회를 커버할 수 있는 신분증이다. 실력과 신뢰성을 인정받았다는 증거다. 실제로 2010년에는 LPGA 글로벌 미디어상을 받았다.

굵직한 국내 대회는 물론이고 LPGA 공식 대회인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의 공식 포토, LPGA의 아시아지역 홍보대행을 맡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홍익대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그는 1988년 골프 매거진 사진기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래서인지 그의 사진은 ‘색깔이 짙은 유화적 느낌과 회화 특유의 구도가 느껴진다’는 평을 듣는다.

그런데 10년쯤 지난 후 다소 정적인 골프가 따분해졌다. 축구, 야구 같은 역동적인 종목에 잠깐 한눈을 팔았다. 그랬던 그가 일본 출장 중 충격을 받고 다시 골프로 복귀했다.


“일본의 골프 전문 사진기자는 기본이 20년 이상, 30년 차 베테랑이 수두룩했다. 백발이 성성한 40년 차도 있었다. 나 같은 10년 차는 햇병아리였다. 사진의 수준이 달랐다.”

골프 사진의 매력은 무엇일까.

최경주가 2001년 SK텔레콤오픈(일동레이크GC) 9번홀 연못가에 살짝 걸친 공을, 오른쪽 골프화를 벗고 들어가 쳐내고 있다. 대회 공식 포토였던 정 대표만이 장면을 포착했다.
“축구, 야구 등 대부분의 스포츠는 포토존이 정해져 있다. 그래서 사진도 비슷비슷하다. 하지만 골프는 드넓은 골프 코스가 전부 내 활동무대다. 나만 부지런하면 얼마든지 창의적인 사진을 연출해 낼 수 있다.”

요즘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은 전용 디지털카메라 못지않다. 주말골퍼들이 지인들과의 라운드 추억을 소중히 간직할 수 있는 촬영 팁을 물어봤다.

“장소가 티잉 그라운드이고 단체 사진일 경우 배경에 페어웨이를 놓고 하이앵글로 찍으면 대체로 만족할 만한 사진이 나온다. 캐디에게 두 팔을 만세 높이로 올려 찍어 달라고 부탁하라. 사진 상태를 바로 확인할 수 있으니 잘 나올 때까지 몇 차례 찍을 시간은 충분하다. 이때 전신사진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상반신만 나온 사진이 더 멋진 경우가 많다. 밤 골프 인구도 많이 늘었는데 사진에 찍힌 골프장 조명은 사진 효과를 배가시켜 준다.”

그런데 정 대표는 골프대회 TV 중계를 끝까지 본 적이 없단다. 갤러리 통제지역인 인사이드 로프에서 느꼈던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없어서다.

“특히 챔피언 조 선수들의 팽팽한 긴장감은 TV 화면에서는 느낄 수 없다. 그 압박감을 이겨내는 선수가, 더 절박한 선수가 연출하는 우승 드라마는 정말 감동적이다.”

박세리가 2006년 LPGA투어 맥도널드 챔피언십 연장전에서 세컨드샷을 핀에 바짝 붙인 뒤 그린으로 걸어가며 갤러리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이 사진은 자선 경매에서 1500만 원에 낙찰돼,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사용됐다.
그는 시타식 취재 중 미스 샷한 공에 맞은 적도 있다. 선수가 친 공이 그가 들고 있던 카메라를 부순 적도 두 번 있었다.

“상금 규모, 갤러리 수 등 일반적인 것 말고, PGA와 LPGA의 진짜 차이점은 타구 소리다. PGA 선수들의 타구는 살벌하다. ‘맞으면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스윙을 수없이 봤건만, 그의 골프 실력은 보기 플레이어 수준이다. 자주 안 치는 데다 기를 쓰고 치지는 않기 때문이다.

“나는 주로 새벽 또는 밤에 골프를 친다. 골프 코스는 해 뜰 녘과 석양에 가장 아름답다. 그 순간을 놓치기 싫어, 풍경과 동반자들의 실루엣 사진을 찍다 보면 몇 홀은 안 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안영식 전문기자 ysahn@donga.com
#정진직#골프 전문 사진기자#골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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