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미 단계별 모든 연습…김하늘 쇼트·퍼팅만 집중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3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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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골퍼들은 대회를 앞두고 자신만의 루틴에 맞춰 준비를 한다. 이보미(왼쪽)는 퍼팅으로 시작해서 스윙연습, 쇼트게임을 거쳐 다시 퍼팅으로 훈련을 마무리하는 반면 김하늘은 스윙연습 없이 쇼트게임과 퍼팅연습에만 집중한다. 오키나와(일본)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프로골퍼들은 대회를 앞두고 자신만의 루틴에 맞춰 준비를 한다. 이보미(왼쪽)는 퍼팅으로 시작해서 스윙연습, 쇼트게임을 거쳐 다시 퍼팅으로 훈련을 마무리하는 반면 김하늘은 스윙연습 없이 쇼트게임과 퍼팅연습에만 집중한다. 오키나와(일본)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 JLPGA 개막전…그녀들의 루틴

이보미, 스트레칭-퍼팅-스윙-쇼트-퍼팅
김하늘 “당일 스윙연습 집중력 저하 원인”


“퍼팅으로 시작해 퍼팅으로 마무리하죠.”

프로골퍼들은 ‘루틴’을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대회를 앞두고는 정해진 시간과 습관 등에 맞춰 연습하고 준비한다. 그러나 그 방식은 조금씩 차이가 난다. 2일 일본 오키나와 류큐골프장에서 열린 2017시즌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개막전 다이킨오키드 레이디스(총상금 1억2000만엔) 1라운드를 앞두고도 이보미(29)와 김하늘(29)의 같은 듯 다른 준비과정이 눈길을 끌었다.

● 이보미, 퍼팅으로 시작해 퍼팅으로 마무리


이보미는 경기 시작 1시간30분을 남기고 골프장에 도착한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같다. 도착 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스트레칭이다. 거의 30분 이상 몸을 푼다. 스트레칭을 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 경직된 몸을 풀어 스윙이 잘 되게 하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꼼꼼하게 몸을 풀어준다.

연습은 철저하게 정해진 루틴에 따라 진행한다. 시작은 퍼팅이다. 15m 이상 되는 먼 거리에서 시작해 조금씩 거리를 당긴다. 10분 정도 그린의 빠르기에 적응하면 다음은 연습장으로 이동한다. 스윙연습은 짧은 거리에서 조금씩 멀리 보내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처음에는 웨지로 시작해 아이언, 페어웨이 우드, 드라이버의 순이다. 이 순서로 가장 짧은 클럽에서 긴 클럽까지 풀 스윙을 마치면 다시 반대 순서로 마무리한다. 약 20분, 길게는 30분 정도 걸린다.

스윙연습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타이밍이다. 더 자세히 말하면 정확한 임팩트다. 원하는 거리와 방향으로 보내기 위해선 공을 맞히는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스윙연습 다음은 쇼트게임이다. 어프로치, 벙커샷 등을 중점적으로 연습한다. 이때는 거리보다 다양한 환경에서 연습을 진행한다. 경기 중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긴 잔디에서도, 짧은 잔디에서도 어프로치한다. 벙커에서도 공을 모래 위로 살짝 올려놓거나, 공을 모래 안에 깊숙하게 박아놓고 연습한다.

마지막은 다시 퍼팅이다. 처음과 마찬가지로 홀과 멀리 떨어져서 공을 굴리다가 점점 홀과 가까운 쪽으로 이동한다. 마무리로는 1m 남짓한 거리에서 반복적으로 퍼팅하면서 집중한다. 이때도 타이밍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연습은 5분 전 종료한다. 그 다음은 티샷을 위한 준비다. 심호흡을 하면서 마음을 가다듬는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티잉그라운드로 이동한다.

● “스윙연습은 안 해요!”

김하늘의 루틴은 조금 특이하다. 이보미처럼 경기 시작 1시간30분 정도를 남기고 골프장에 도착한다. 식사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30분 더 일찍 온다. 여기까지는 거의 모든 선수들이 비슷하다.

김하늘은 이후 연습과정에서 조금 다른 방식을 추구한다. 경기 당일에는 따로 스윙연습을 하지 않는다. 스윙연습에 집중하다보면 오히려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시즌 막판부터 이 같은 방식으로 루틴을 바꿨는데 이유가 있다. 2013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MBN여자오픈에서 최소타 우승을 차지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대회가 펼쳐진 곳은 경기도 양평 인근. 골프장 내에 드라이빙레인지가 없었기에 스윙연습을 하려면 꽤 먼 곳에 있는 골프연습장까지 이동해야 했다. 김하늘은 그럴 바에는 스윙연습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쇼트게임과 퍼팅에 집중했다. 결과가 좋았다. 23언더파(265타)로 우승했다.

2가지 변화가 있었다. 연습을 하면서 미리부터 스윙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됐다. 종종 연습을 하면서 원하는 대로 맞지 않으면 불안감에 빠질 때가 있었다. 이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면서 스트레스가 됐다. 경기 당일 스윙연습을 하지 않으면서 이런 걱정에서 자유로워졌다. 그 대신 그 시간만큼 여유가 생겼고,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시간도 늘었다. 김하늘은 이 같은 방식을 지난해 마지막 2경기부터 다시 시도했다. 결과는 대만족. 다이오제지 레이디스오픈에서 7위에 올랐고, 시즌 최종전 리코컵에선 우승했다. 개막전에 나선 김하늘은 올해도 이 같은 루틴을 이어갔다. 전날 충분히 스윙연습을 한 뒤 경기 당일에는 쇼트게임과 퍼팅에 집중했다.

오키나와(일본)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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