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몸값…스폰서들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9월 17일 06시 40분


김효주. 사진제공|KLPGA
김효주. 사진제공|KLPGA
대부분 스폰서들 올해 계약 종료
롯데·던롭코리아 등 재계약 걱정

“꼭 잡아야 하는데…. 문제는 돈입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19·롯데) 덕분에 스폰서들의 입가에도 미소가 가득하다. 메인스폰서인 롯데를 비롯해 골프공을 후원하고 있는 던롭코리아 등은 엄청난 광고효과에 표정이 밝아졌다. 그러나 마냥 즐거워할 수만은 없다. 프로 세계에서 성적은 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김효주는 프로 진출과 동시에 메인스폰서인 롯데를 비롯해 던롭코리아(골프공), 요넥스(골프클럽), 해지스골프(의류), 아시나아항공 등과 후원계약을 했다. 공교롭게도 대부분의 계약은 올해로 종료된다.

롯데는 ‘2+1년’의 옵션 계약을 했다. 잘하면 1년 더 연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쪽은 김효주다. 따라서 현재의 조건대로 계약을 연장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골프클럽과 공, 의류 역시 모두 새로 계약해야만 김효주를 잡을 수 있다.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전망이다. 김효주는 프로 데뷔 이후 KLPGA 투어 4승, LPGA 투어 1승을 기록하며 상한가 행진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활약만으로도 2년 전보다 더 많은 계약금을 받을 수 있다. 관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던롭코리아 김세훈 팀장은 “김효주를 꼭 잡고 싶지만 문제는 계약금이다. 지금보다 더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지금까지는 계약을 국내에서 진행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국내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일본 본사의 지원을 받거나 본사와 직접 계약할 수 있도록 넘겨야 할 것 같다. 그렇게 해서라도 반드시 김효주를 잡고 싶다”고 속내를 밝혔다.

가장 고민이 깊은 곳은 메인스폰서 롯데다. 2년 전 계약금으로만 5억원이 넘는 돈을 지급했다. 인센티브 등을 더하면 올해는 10억원 이상의 돈을 쏟아 부었다. 따라서 내년에도 김효주에게 ‘LOTTE’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씌우기 위해선 그보다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올해 김효주 선수가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친 덕분에 우리 쪽에서도 그 이상의 광고효과를 본 것은 사실이다. 우리로선 매우 만족하고 있다”면서도 “문제는 내년 재계약이다. 김효주에게 어떤 조건을 제시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프로골퍼의 몸값을 결정하는 것은 성적이다. 스타성과 가능성 등을 겸비하면 몸값은 더 높아진다. 김효주는 3가지 조건을 모두 갖췄다. 여기에 기업들끼리 모셔가기 경쟁이 불 붙는다면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국내서 역대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여자골퍼는 박세리(37)다. 2003년 CJ와 5년간 계약하면서 계약금으로만 연간 20억원을 받았다. 이어 신지애(26)와 최나연(27·SK텔레콤) 등이 10억원대를 기록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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