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하되 이기도록…벤투가 남긴 이도 넣은 이도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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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20일 20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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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서 4-0 완승

축구대표팀이 2018년 마지막 A매치였던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News1
축구대표팀이 2018년 마지막 A매치였던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News1
축구대표팀의 2018년 마지막 A매치. 유종의 미가 필요한 무대였다. 새로운 사령탑 부임 후 이어지고 있는 무패행진을 이어가야하는 경기였고 아주 중요한 대회로 시작하는 2019년을 산뜻하게 맞이하기 위한 연결고리라는 측면에서도 놓칠 수 없는 경기였다. 여러모로 의미 있던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 벤투호가 팬들에게 시원한 승리를 선물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0일 오후 7시(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의 퀸즐랜드 스포츠 육상센터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4-0으로 승리했다. 지난 17일 호주대표팀과 1-1로 비겼던 대표팀은 이날 승리로 브리즈번 원정을 1승1무로 마무리했으며 벤투 감독 부임 후 3승3무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게 됐다.

한국을 떠나기 전 “다양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던 공언대로 사흘 전 호주전과 비교해 5명(나상호, 주세종, 박주호, 정승현, 조현우)의 선발 면면이 달라진 채 경기를 시작했다. 적잖은 변화다. 그러나 속을 살피면 마냥 실험은 아니었다.

테스트할 새 얼굴이 여럿 남아 있음에도 호주전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인 황의조, 황인범, 이청용, 남태희, 이용, 김영권 등을 고정멤버로 활용했다는 게 그 방증이다. 반면 문선민(→나상호), 홍철(→박주호) 등 호주전에서 아쉬움을 보였던 자리에 경쟁자가 들어왔다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었다. ‘실험하되 경기는 어떤 경기든 이겨야하는 것’이라던 그의 철학이 드러났던 경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4위인 우즈베키스탄은 벤투 감독 부임 후 상대한 코스타리카, 칠레, 우루과이, 파나마, 호주와 견줘 객관적인 전력에서 가장 떨어지는 팀이었다. 게다 엑토르 쿠페르 신임 사령탑 후 진행하는 세대교체 과정 속에서 사실상 U-23 대표팀에서 뛰던 이들이 대거 가세해 경험도 조직력도 떨어졌다.

그런 팀을 상대로 이른 시간 선제골을 뽑아내면서 수월한 경기 운영이 가능했다. 전반 9분 황인범의 스루패스, 이용의 논스톱 크로스, 남태희의 왼발 발리슈팅으로 이어지는 깔끔한 합작품이 나왔다. 머지않아 추가골도 만들어냈다.

전반 24분 주세종의 코너킥 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이용의 슈팅이 골키퍼 맞고 최근 물이 오른 황의조 앞에 떨어졌다. 각이 너무 좁았지만 황의조는 머뭇거림 없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골문을 출렁이게 만들었다. 이 득점으로 이미 경기는 많이 한국 쪽으로 넘어왔다.

전체적으로 편하게 볼 수 있는 경기 내용이었다. 우즈베키스탄의 전력이 그리 위협적인 수준이 아니었다는 영향도 있으나 한국 선수들이 잘한 공이 크다. 벤투 감독의 선택이 옳았다. 호주전에 이어 그대로 남은 선수도, 새로 가세한 이들도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다.

골에 관여한 남태희, 황인범, 황의조, 이용 등은 딱히 지적할 것이 보이지 않았고 이청용도 역시 경기 감각이 많이 올라온 모양새였다. 수비진의 새로운 중심 김영권도 몫을 충실히 해냈다. 새로 선발로 나선 주세종, 나상호, 박주호 등도 팀의 방향을 잘 숙지한 모양새였다. 초반에는 다소 경직돼 보였으나 센터백 정승현도 서서히 몸이 풀렸고 특히 공중장악력은 압도적이었다.

후반 6분이라는 아주 이른 시간에 잘 뛰던 남태희가 부상으로 빠지는 악재가 발생했으나 대세에는 지장 없었다. 이전까지 날개로 뛰던 이청용이 노련하게 공격형MF로 변신, 멀티 재능을 보여줬다는 것도 반가운 대목이다.

남태희를 대신해 들어간 문선민이 후반 24분 기막힌 중거리포로 3번째 득점, 황의조와 교체로 필드를 밟은 석현준이 후반 36분 쐐기골까지 터뜨렸으니 그야말로 ‘되는 집’이었다.

벤투 감독은 “선수들은 달라져도 경기력은 같아야한다”는 쉽지 않은 주문을 선수들에게 내렸는데, 손흥민도 기성용도 정우영도 없는 팀이 벤투 감독 부임 후 가장 매끄러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실험은 진행하되 경기는 이기도록. 2018년 대표팀의 마무리는 깔끔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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