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된 벤투의 철학’, 중심에 선 1992년생…칠레전 힘 발휘할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9월 11일 05시 30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이제 새로운 철학과 패러다임을 통해 다가올 4년을 준비하고 있다. 새 시대의 주역은 1992년생 4총사다. 신임 주장으로 낙점된 손흥민을 시작으로 벤투호 공격진을 이루는 황의조,이재성,문선민(왼쪽부터)은 세대교체의 특명을 안고 다시 그라운드를 누빈다. 스포츠동아DB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이제 새로운 철학과 패러다임을 통해 다가올 4년을 준비하고 있다. 새 시대의 주역은 1992년생 4총사다. 신임 주장으로 낙점된 손흥민을 시작으로 벤투호 공격진을 이루는 황의조,이재성,문선민(왼쪽부터)은 세대교체의 특명을 안고 다시 그라운드를 누빈다. 스포츠동아DB
철학은 방향을 의미할 뿐, 이뤄진다는 보장은 없다. 그럼에도 모든 축구 지도자들에게는 각자의 철학이 있다.

2022카타르월드컵 여정을 책임질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은 지난달 취임 인터뷰에서 “끊임없이 뛰며 지배하고 기회를 많이 창출하는 축구”를 목표로 제시했다. “공격은 우리가 주도하며 위험을 줄여야 한다. 수비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압박할지 생각해야 한다. 고유의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

벤투의 데뷔전은 성공적이었다.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 평가전에서 태극전사들은 스승의 목표에 최대한 다가섰다. 상대가 손발을 맞춘 시간이 짧았고, 장거리 이동을 했지만 대표팀도 해외파의 장거리 이동 및 일부의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출격 등 적지 않은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

그럼에도 잘 싸웠다. 북중미 강호에 물러서지 않고 주도권을 잡았고, 리듬을 유지했다. 공수 모든 면에서 합격점을 받을 만했다. 2-0 쾌승은 합리적인 결과였다.

중심에 ‘1992년생’이 있다. 9월 A매치 시리즈를 위해 3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된 태극전사 24명 중 4명이 26세 동갑내기다. 기성용(뉴캐슬)으로부터 주장 완장을 물려받은 손흥민(토트넘)과 최전방 스트라이커 황의조(감바), 2선 공격수 이재성(홀슈타인 킬), 문선민(인천)이다.

여기서 황의조를 제외한 3명은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을 2-0으로 무너트리는 ‘카잔의 기적’을 경험했다. 황의조와 손흥민은 최근 AG에서 금빛 드라마를 연출했다.

특히 이재성은 코스타리카 평가전에서 첫 골을 선물하며 대표팀의 완승에 앞장섰다. 전반 35분 손흥민의 페널티킥(PK)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정확한 위치에서 밀어 넣었다. ▲ 공격의 시발점 ▲ 기회 창출 ▲ 압박 등 벤치 지시를 손흥민과 이재성은 100% 수행했다.

이날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황의조와 문선민은 26분 출전에 그쳤으나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칠레 평가전은 컨디션이 허락하는 한 충분한 시간 동안 피치를 누빌 것으로 보인다.

20대 중반 영건들의 활약이 반가운 이유는 또 있다. 대표팀과 A매치의 흥행도 책임지기 때문이다. 바닥까지 가라앉았던 축구 열기가 월드컵~AG가 펼쳐진 여름을 기점으로 제대로 폭발했다. 고양벌이 3만6000여명으로 가득 찬 데 이어 8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오픈트레이닝(8일)에는 1100여명이 찾아왔다. 칠레 평가전도 만원관중이 예고됐다. 신규 팬으로 유입된 여학생들에게 스타성을 어필하며 상품 구매욕을 끌어냈다는 분석이다.

커리어 단절에 대한 우려가 없어져 더욱 고무적이다. 문선민을 제외하면 92년생 삼총사는 병역의무에서 자유로워졌다. 해외에서 롱런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 대표팀 스태프는 “카타르월드컵은 1990년대 초중반 태생 선수들이 주축이 돼야 한다. 한 시대가 저물어가지만 손흥민과 이재성의 성장으로 매끄러운 세대교체가 진행되고 있다”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설명했다. 유쾌한 기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칠레 평가전이 중요해졌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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