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신과 함께, 축구의 발전과 기독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9월 11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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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펌 더비는 가톨릭과 개신교의 갈등에서 시작됐다. 사진제공|레인저스 공식 홈페이지
올드펌 더비는 가톨릭과 개신교의 갈등에서 시작됐다. 사진제공|레인저스 공식 홈페이지
축구는 유럽에서 탄생한 스포츠다. 축구가 발전하던 시대에 유럽을 지배하던 문화는 기독교 문화였다. 당연히 축구도 기독교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과격하기로 유명한 셀틱과 레인저스의 올드펌 더비는 가톨릭과 개신교의 갈등에서 시작되었다. 셀틱은 아일랜드 대기근으로 인한 가톨릭 교도 이주민들을 위해 설립된 구단이었다. 한편 글래스고에는 개신교를 믿는 북아일랜드 이주민들도 있었는데, 이들은 가톨릭 교도들과 같은 클럽을 응원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셀틱보다 먼저 창단한 지역 라이벌 레인저스를 응원하기 시작하면서 두 구단의 갈등이 시작되었다.

축구는 왜 11명이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에도 기독교가 등장한다. 가장 유력한 설은 기독교 국가인 영국의 사립학교 기숙사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숙사는 10명이 한 방을 이용했는데, 방끼리 경기를 할 때 사감 역할을 하는 시니어가 끼면서 자연스럽게 11대 11의 형태가 굳어졌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기독교의 문화와 관련된 주장도 존재한다. 기독교 시대의 축제는 악을 몰아내는 의식이었는데, 11이라는 숫자는 십계명의 숫자 10을 넘기 때문에 기독교에서 악한 숫자로 여겨졌다. 또 사도 12명에서 유다를 제외하면 11이 된다. 즉 11은 예수에 대한 배신이다. 관중을 ‘12번째 선수’라고 부르는 이유는 12를 채우기 위함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11뿐만 아니라 기독교에서는 23도 불길한 숫자이다. 2와 3의 합은 5이고, 오각형은 악마를 부른다. 공교롭게도 축구는 오각형을 붙인 공을 가지고 23명(각 팀 11명+당시 심판 1명)이 진행한다. 축제에서 ‘악의 상징’들이 어우러져 악마의 상징을 모은 공을 찬다.

물론 11명이 한 팀을 이룬다는 규칙은 1897년에야 확정되었으며, 이는 크리켓의 모범을 따르는 것이 실용적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축구 속에서 발견되는 기독교의 흔적은 역사에 관심이 있는 축구팬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서서빈 대학생 명예기자 smallbee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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