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쿼드 최소화&이원화, 죽음의 원정 2연전에 맞선 전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5월 5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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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부상자가 속출한다. 쟁쟁한 멤버들을 대거 보유한, 항상 우승을 다투는, 또 많은 대회에 출격하는 팀의 숙명이기에 누굴 원망할 수도 없다.

K리그1 ‘최강’ 전북 현대는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10승1패(승점 30)로 2위권을 멀리 따돌린 채 선두를 질주하지만 끊임없는 전력 이탈이 발생하고 있는 전북은 5일 전남 드래곤즈 원정을 떠난다. K리그1 12라운드가 열릴 장소는 평소 전남이 안방으로 사용하는 광양이 아닌, 순천팔마경기장이다.

2위권과 격차를 더욱 벌리기 위해 잡아야 하는 승부. 사흘 뒤(8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원정 1차전을 앞둔 전북은 선택이 필요했다. 해외 원정 스쿼드를 최소화한 선수단 이원화 운영이다.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대구FC와 정규리그 11라운드 홈경기에 출전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3일 김상식 코치의 인솔 하에 태국으로 먼저 출국했다. 수원 삼성과의 10라운드 홈경기에서 퇴장 당한 최보경과 눈을 다쳐 간단한 수술을 받았던 신형민도 동행했다. 대구전에서 오른쪽 비골 실금으로 전치 4~6주 판정을 받은 김민재도 부리람 원정 선발대에 포함됐으나 동료들과 여정을 함께 할 수 없게 됐다.

이렇게 13명을 먼저 떠나보낸 이유는 간단하다. 전북은 어린이날부터 시작되는 연휴에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향하는 국제선 항공편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전원이 같은 비행기에 탑승할 수 없다는 결론에 최강희 감독은 선택을 했다.

더욱이 부리람은 국제공항이 있는 방콕에서도 육로로 4시간 이상 더 이동해야 하는 그야말로 고행길이다. 부리람 선수단이 주로 사용하는 방콕발 경비행기도 있지만 스케줄이 맞지 않아 김 코치 일행은 비좁은 버스에 탑승해 한참 달려야 한다.

당초 부리람 구단은 전북 선발대에 대한 버스 및 사전 훈련장 제공에 난색을 표명했다. 그러나 일주일 뒤 자신들이 전주 원정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협조를 약속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전북도 부리람 선수단이 도착하는 날부터 인천국제공항에 선수단 버스와 승합차, 화물차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전북은 부리람 원정경기에서 출전엔트리 18명을 전부 채우지 않는다. 최 감독은 전남 원정에 나선 선수들 가운데 3~4명 정도만 추가로 데려가기로 했다. 이들은 경기 직후 순천에서 전북 완주군 클럽하우스로 이동해 저녁식사를 한 뒤 인천공항 인근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이른 아침 방콕으로 떠난다. 순천팔마경기장에 마땅한 샤워시설이 없어 내린 고육책이다.

전북 관계자는 “주중~주말로 계속 이어지는 살인일정에 모두가 완전히 지쳤다. 5월을 잘 버텨야 긍정적인 시즌 말미를 기대할 수 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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