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리포트] 시즌 9호골 손흥민 “2017년 내 점수는 50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2월 28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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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핫스퍼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토트넘 핫스퍼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우스햄튼전 1골 2도움 맹활약
“새해에는 더 많이 웃고 더 즐길 것”

손흥민이 2017년의 마지막 경기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26일(한국시간)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7∼20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사우스햄튼전에 선발 출전해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5-2 승리를 도왔다.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한 토트넘의 공격수 해리 케인은 1995년 앨런 시어러의 골 기록(1시즌 36골)을 넘어서 한 해에 가장 많은 프리미어리그 골을 득점한 선수가 됐다(39골). 다음은 손흥민과의 일문일답.

-오늘 전체적인 경기 소감은?

“무엇보다 중요한 경기에 케인이 해트트릭을 기록해서 팀원으로서 뿌듯하다. 케인이 골 신기록을 세우는 데 도움을 조금이라도 줄 수 있어서 홀가분한 마음이다.”

-케인의 해트트릭 후 신발을 닦아주는 세리모니를 해주던데 계획했던 것인지?

“계획한 건 아니었다. 그냥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에…(웃음). 내가 특별히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워낙 좋은 선수고 많이 배우기 때문에 한 명의 레전드로 대우를 해준 것이다. 좋은 기억으로 남을 듯하다. 케인이 그런 멋있는 골을 넣고 나도 그런 멋있는 세리모니를 해줄 수 있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너무 감사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케인의 두 번째 골 장면에서 자신이 슛을 할 수도 있었는데 일부러 케인에게 어시스트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는지?

“그러기보다는 케인의 위치가 훨씬 좋았다. 내가 패스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물론 욕심을 부릴 때는 욕심을 부리지만, 더 좋은 위치에 선수가 있다면 그 선수에게 패스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1-0 상황이라 더 큰 점수차로 벌려서 더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찬스라고 생각했다.”

-지난 경기는 득점기회를 놓쳐서 아쉬워했는데 오늘은 득점도 했다.

“이런 경기에선 꼭 ‘골을 넣자’는 마음보다는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는 마음이 컸다. (지난 경기를) 끝나고 찬스를 놓친 것에 생각이 좀 많았다.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라는 생각도 했다. 그 경기를 보면서 계속 분석했다. 오늘 경기에서 조금이나마 마음의 짐을 덜어낼 수 있어서 다행이다. 하지만 이 한 골이 나의 모든 결과를 바꿔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발전하라고 좋은 선물을 주신 것 같다. ”

-2017년 마지막 경기를 치렀는데.

“2017년엔 시간이 훅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프리미어리그에 오고 나서는 정말 시간이 너무나도 빠르게 지나가서 개인적으로는 많이 슬프다. 아직은 내가 축구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만, 축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느낀다. 아직 계속 축구를 하고 싶고 축구가 너무 좋다보니 그런 생각이, 많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20살, 21살 때처럼 아무 생각 없이 축구하던 시절과는 다르다고 느껴진다. 2017년에 너무나도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너무 좋은 일들, 배울 수 있는 일들, 안 좋은 일도 많았지만 나에겐 아주 고마웠던 2017년이었다. 많은 팀원들, 선수들, 부모님, 팬들, 한국 국민들, 영국의 팬들, 토트넘의 팬들에게 감사한 2017년이었다. 2018년에는 더 좋은 일들만 꼭 있었으면 좋겠다.”

토트넘 핫스퍼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토트넘 핫스퍼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7년의 자신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50점 정도…. 겸손하다기보다는 부족한 모습을 많이 보였고 팔이 부러진 뒤 몸을 끌어올리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2018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50점도 후한 점수라고 생각한다. 그 50점보다 더 채워나가기 위해 앞으로 발전해나가는 선수가 꼭 되고 싶다.”

-2018년은 어떤 의미이고 어떤 준비를 할 것인지?

“2018년은 계속해서 웃는 한 해였으면 좋겠다. 지금 프리미어리그에서 공을 찰 수 있는 것이 너무 행복하고 하루하루가 내게는 행운 같은 날이다. 너무 즐겁다. 경기장에 나서고 훈련장에 나가는 일이 행복하다. 2018년에는 더 많이 배운다는 느낌으로 보내고 싶다. 새해에는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즐길 수 있는 날들이었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기대하시는 월드컵에서 꼭 내가 하고 싶은 만큼 목표만큼만 하면 소원이 없겠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말씀을 가장 먼저 드리고 싶다. 2017년 우리 대표팀, 토트넘, 잘 할 때나 못 할 때나 응원해주시는 국민들 덕분에 2017년을 잘 마무리한 것 같다. 항상 ‘내가 잘한다’는 생각보다 많은 팬들과 국민들이 응원해주신 덕분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18년에는 지금도 많이 부족하지만, 항상 국민들이 우리의 경기시간만 기다리실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런던 | 허유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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