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해외시장 공략?… 국내 팬부터 챙겨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베트남 올스타전 두고 누리꾼 비판
평균관중 6719명… 유료는 5521명
2만명 넘는 中-日에 비교 안돼… 흥행부진에 중계권 수입 65억 그쳐

“해외시장을 공략한다고? 국내 팬부터 제대로 관리해라.”

지난달 2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017 K리그 올스타전 이후 국내 축구 팬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공식 경기는 아니었지만 K리그 선발팀이 올스타전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베트남 22세 이하 대표팀에 패한 탓이 크지만 국내에서도 관심을 못 끄는 콘텐츠로 베트남 수출을 노린 것 자체가 잘못된 판단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올 시즌 K리그 올스타전을 국내가 아닌 베트남에서 개최한 것은 K리그 중계권 판매를 포함한 동남아 시장 개척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K리그 경기가 동남아 국가에 중계되면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K리그 후원도 기대해 볼만하다는 계산에서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1부)의 관중 현황을 보면 해외시장 개척보다는 국내 팬 확보가 더 시급해 보인다. 31일 현재 2017시즌 K리그 클래식 평균 관중은 6719명이다. 중국 슈퍼리그(2만3870명)와 일본 J1리그(2만3020명)의 3분의 1도 안 된다. 게다가 초대권 입장 등 ‘공짜 손님’을 빼고 나면 돈을 내고 입장하는 유료 관중은 평균 5521명이다. 클래식 12개 팀 중 평균 유료 관중이 3000명대 이하인 구단만 절반인 6곳이나 된다. 내년 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린다는 강원의 평균 유료 관중은 1335명밖에 안 된다.

국내에서 대접을 받아야 중계권을 팔아도 좋은 값을 받을 수 있다. 중계권 수입으로 슈퍼리그는 연간 16억 위안(약 2661억 원), J리그가 210억 엔(약 2124억 원)을 벌지만 K리그는 65억 원이다.

“내수 시장에서도 안 먹히는 상품으로 수출 시장을 뚫겠다는 건 난센스다.” 이번 올스타전 이후 이 같은 누리꾼의 반응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특히 베트남은 자국 프로축구 V리그의 인기가 나쁘지 않은 데다 K리그보다 수준이 높은 유럽 리그가 이미 중계되고 있어 애초부터 K리그의 중계권 판매는 무리라는 지적도 있었다.

프로연맹은 이번 올스타전에 2만 명이 넘는 베트남 관중이 찾은 것을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22세 이하 대표팀의 인기가 성인 대표팀보다 훨씬 더 높다. 이 연령대 대표팀이 국가대항전을 하면 관중이 많이 몰린다. 지난달 23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 한국-베트남 경기에도 1만8000명의 관중이 찾았다. 올스타전의 많은 관중이 K리그 인기 때문이라 봐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k리그#k리그 올스타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