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 감각 절정 ‘태극마크 꿈’이 큰 힘 되네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K리그 4골 7도움 질주 수원 염기훈
“7년째 매일 1시간 이상 킥 연습… 신태용 감독 “나이 불문” 발언에 재도전 기회 온 것 같아 흥분… 복귀한다면 악착같은 선배로”

K리그 클래식 수원의 미드필더 염기훈이 20일 경기 화성시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에서 자신의 장기인 왼발 슈팅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염기훈은
“대표팀에 복귀하게 된다면 악착같이 뛰는 모습으로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화성=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K리그 클래식 수원의 미드필더 염기훈이 20일 경기 화성시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에서 자신의 장기인 왼발 슈팅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염기훈은 “대표팀에 복귀하게 된다면 악착같이 뛰는 모습으로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화성=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K리그 클래식 수원의 팀 훈련이 끝난 뒤에도 염기훈(34)은 훈련장에 남는다. 그라운드 곳곳에 볼을 세워 놓은 그는 1시간 이상 땀을 뻘뻘 흘리면서 왼발 킥 훈련에 매진한다. 훈련은 프리킥과 코너킥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부상일 때를 제외하고 7년여 간 매일같이 반복된 훈련 덕분에 그는 2년 연속 클래식 도움왕(2015, 2016시즌)에 올랐고 ‘왼발의 마법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올 시즌 클래식에서도 4득점 7도움(3위)을 기록하며 공격 본능을 뽐내고 있는 염기훈은 묵묵히 자신의 무기를 가다듬으면서 한국 축구대표팀(A대표팀)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다. 20일 경기 화성시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그는 “왼발 킥의 감각이 최고 수준으로 올라왔다. 대표팀 복귀에 대한 꿈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염기훈은 2015년 6월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미얀마전 이후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2016시즌에 4골 15도움을 기록한 그이지만 울리 슈틸리케 전 대표팀 감독은 베테랑 K리거보다는 젊은 해외파 선수를 중용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최종예선에서의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고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염기훈에게도 태극마크를 되찾을 기회가 생겼다. 신 감독은 “눈앞의 한두 경기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현실에서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경기력이 좋다면 염기훈은 물론이고 이동국(38·전북)도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염기훈은 “신 감독님의 한마디는 정말 큰 동기부여가 됐다. 어린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지지 않으면 베테랑인 나도 대표팀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염기훈은 신 감독 부임 이후 열린 인천전(12일·1골 1도움)부터 전남전(19일·1골)까지 3경기에서 모두 공격포인트(2골 2도움)를 기록했다. 염기훈은 신 감독과 ‘사령탑-선수’의 인연을 맺은 적은 없다. 하지만 그는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 선수들이 밝게 웃고 즐기면서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며 신 감독님이 선수들과의 소통을 통해 신뢰를 쌓는 지도자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음 달 31일 이란과의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을 앞둔 대표팀은 세트피스 키커인 손흥민(토트넘)과 기성용(스완지시티) 등이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다. 세트피스 등에서 탁월한 킥 능력으로 위력을 발휘하는 선수가 염기훈이다. 그가 대표팀에 승선하기 위해서는 대표팀 명단 발표 전까지 리그 경기에 꾸준히 출전하는 동시에 맹활약을 이어가야 한다. 무더위 속에 치러지는 리그 경기가 팀 내 최고참인 그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염기훈은 “여름을 버틸 체력을 만들기 위해 동계 훈련 때 별도의 야간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을 했다. 시즌 시작 전 휴가에도 산을 뛰어오르거나 친구들과 풋살을 하면서 체력을 키웠다”고 말했다.

대표팀에 복귀할 경우 염기훈이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무엇일까. 그는 “과거에 대표팀에서 박지성 등 최고 레벨에 오른 선배들이 후배들보다 먼저 태클로 상대 공격을 막는 등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대표팀에서 다시 뛰게 된다면 악착같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베테랑이 먼저 뛰면 후배들은 가만히 서 있을 수가 없다”며 웃었다.
 
화성=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fc 수원 염기훈#염기훈 왼발 슈팅#신태용 감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