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조성환 감독이 이적에 대처하는 자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7월 19일 05시 45분


제주 조성환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 조성환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마르셀로·황일수 이어 이창민도 협상 중
조 감독 “이적 빈 자리 누군가에겐 기회”

제주유나이티드는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윤빛가람(27), 류승우(24)를 영입해 미드필더 진영을 두텁게 했다. 반면 전력누수도 있었다. 주축 공격수 마르셀로(31·브라질)가 일본 J리그 오미야 아르디자로 떠났다. 황일수(30)는 거액의 연봉을 받고 중국슈퍼리그 옌볜푸더로 이적했다. 미드필더 이창민(24)이 최근 아랍에미리트 알와흐다와 이적 협상 중이어서 또 한 번의 전력이탈이 예상된다.

● 조성환 감독 “이적? 마음 비운다”

팀을 이끄는 감독 입장에서 주축선수의 이적은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제주의 조성환(47) 감독은 “선수의 이적 이야기가 나오면 마음을 비운다”고 말했다. 주축선수 이적은 당장 팀 전력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동시에 변화를 위한 기회가 된다는 것이 조 감독의 생각이다. 조 감독은 “우리 팀보다 3∼4배 많은 연봉을 받고 이적한다는데 붙잡을 명분은 없다. 선수에게는 큰 돈을 손에 쥘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팀 전력을 이유로 붙잡아 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마르셀로와의 일화를 소개했다. “2년 전 처음 브라질에서 마르셀로를 만났는데 엄청 작은 집에서 가족들과 살고 있었다. 프로생활을 한 돈으로 산 땅을 나에게 보여주면서 ‘이곳에 집을 지을 것’이라고 했다. 이듬해에 재계약을 하고 브라질에서 한 번 더 마르셀로를 만났는데, 그 때는 골조 작업이 되어 있었다. 이번에 돈 많이 받고 이적을 했으니 이제는 그 집을 다 짓지 않겠는가”라며 웃었다.

일본으로 떠난 마르셀로.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일본으로 떠난 마르셀로.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 주축선수의 이적, 유망주에게는 기회

선수의 이적으로 빠진 자리는 다른 누군가가 채우기 마련이다. 조 감독은 황일수의 자리에 이은범(21), 진성욱(22) 등 젊은 공격수를 중용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선수시절을 떠올렸다. “내가 처음 부천SK(현 제주유나이티드)에 입단했을 때 뛸 자리가 없었다. ‘최선을 다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기회가 찾아오겠지’라는 생각으로 5∼6개월 간 충실히 훈련을 했다. 그런데 같은 포지션에서 뛰던 선배가 축구에 회의감을 느낀다며 돌연 은퇴했고 나에게 기회가 왔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 팀에는 출전 기회가 많지 않은 가운데에서도 묵묵히 매 훈련에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이 많다. 이은범과 진성욱도 착실하게 훈련을 해온 선수들이다. 이적 공백이 생기면, 열심히 훈련해온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된다. 이는 팀의 선수층을 두껍게 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조성환 감독이 주축선수의 이적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이유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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