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토픽] 일본은 러 현장답사하는데…뒷짐진 한국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21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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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축구협회 니시노 아키라 기술위원장.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일본축구협회 니시노 아키라 기술위원장.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日, 컨페더레이션컵 개막 두달 전 실사단 계획
축구인들 “선수단 동선·주요시설 확인했어야”


한국과 일본은 2018러시아월드컵으로 가는 최종 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체감온도는 꽤 다르다.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 속한 한국은 8차전까지 4승1무3패(승점 13)로 간신히 조 2위를 지키고 있는 반면 일본은 5승2무1패(승점 17)로 B조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래도 모두 불안한 처지에 놓여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한국은 이란(6승2무·승점 20)이 일찌감치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는 동안 줄곧 위태로운 행보로 큰 비난을 사고 있다. 3위 우즈베키스탄(4승4패·승점 12)이 번번이 고비를 넘기지 못했음에도 격차를 벌리지 못했다. 결국 울리 슈틸리케(63·독일) 전 감독과도 결별했다.

일본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2위 사우디아라비아(5승1무2패), 3위 호주(4승4무·이상 승점 16)의 추격이 무섭다. 똑같이 최종예선 2경기씩을 남겨놓은 가운데 한국과 일본 모두 언제든 지금의 자리를 빼앗길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다.

그러나 양국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내일을 위한 준비’다. 현재 러시아에선 2017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이 펼쳐지고 있다. 일본은 대회 개막 2개월 전부터 실사단의 러시아 현지답사를 계획한 뒤 실행에 옮겼다. 일본축구협회 니시노 아키라(62) 기술위원장과 일본대표팀 바히드 할릴호지치(65·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감독이 현장에 파견됐다.

컨페더레이션스컵이 진행중인 러시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컨페더레이션스컵이 진행중인 러시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일본축구를 대표하는 두 사람의 이번 러시아 출장에는 2가지 목적이 있다. 최종예선에서 경쟁 중인 호주의 최근 전력을 파악하는 동시에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본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니시노 위원장과 할릴호지치 감독이 동선을 나눠 독일, 카메룬, 칠레와 함께 컨페더레이션스컵 조별리그 B조에 편성된 호주의 모든 경기들을 직접 살피며 8월 31일 안방(장소 미정)에서 열릴 호주와의 최종예선 9차전을 구상한다.

더욱이 이번 컨페더레이션스컵을 치르고 있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치, 카잔 등은 월드컵 본선 개최도시이기도 하다. 본선 경기장을 미리 둘러보는 한편 월드컵 베이스캠프 및 선수단 전용훈련장, 숙소 등까지 두루 점검하게 된다.

반면 한국은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꺼야 할 형편이다. 기술위원장과 대표팀 감독 모두 공석이다. 사실상 모든 업무가 중단됐다. 일본처럼 실무진을 파견한다는 계획은 엄두도 내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정몽규(55) 대한축구협회장이 18일(한국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벌어진 러시아-뉴질랜드의 컨페더레이션스컵 개막전을 관전하고 돌아왔으나, 목적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복수의 축구인들은 “(월드컵 본선 진출 자체를 가늠하기 어려운) 지금 시점에서 컨페더레이션스컵 출전국들의 전력을 분석할 필요까진 없지만, 현장답사는 고려했어야 했다. 출전국 선수단의 동선과 주요 시설만 확인해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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