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이용수 위원장 동반퇴진…기술위 “차기감독은 국내파” 결론은 허정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16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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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달성한 허정무(오른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달성한 허정무(오른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선수들 점검·파악할 시간 태부족
코칭스태프와 의사소통도 고려
월드컵 亞 최종예선 경험한 인물
남아공월드컵 16강 허정무 유력


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이용수(58) 기술위원장이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A조)에서의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했다. 협회는 15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2017년도 제5차 기술위원회를 열어 슈틸리케 감독과의 계약 해지를 공식화했다.

자신사퇴 의사를 밝힌 이 위원장이 마지막으로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기술위원 12명 중 10명(위원장 포함)이 참석했고, 이 위원장은 브리핑에 앞서 슈틸리케 감독에게 먼저 유선으로 경질 의사를 전달했다. 2014년 9월부터 2년 9개월간 재임한 슈틸리케 감독은 A매치 38경기(쿠웨이트전 몰수승 제외)에서 26승5무7패의 성적을 남겼다. 한국은 8월 31일 이란과의 9차전 홈경기, 9월 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 10차전 원정경기로 러시아월드컵 본선 직행 여부를 가린다.

● 차기 사령탑은 국내 지도자

통산 10회이자,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한국축구를 구할 차기 사령탑은 국내 지도자로 정리됐다. 이 위원장은 “현 시점에선 차기 감독의 후보군 범위가 상당히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향후 대표팀은 국내 감독이 맡아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슈틸리케 감독이 마지막 외국인 대표팀 감독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견을 전제로 했으나, 이날 정리된 안건은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협회 수뇌부에 전달된다.

본래 차기 감독 선임은 새 기술위원장의 취임 이후 이뤄져야 하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기존 기술위원들이 당분간 업무를 수행할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동반 사퇴하려는 기술위원들에게 “차기 위원장이 새 그림을 그려갈 수 있도록 도왔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

국내 감독을 후보로 압축한 이유는 간단하다. 부족한 시간이다. 협회의 빈약한 자금력도 해외 명장을 영입하는 데 걸림돌이지만, 선수들을 점검하고 파악하는 데는 아무래도 어려움이 따른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원활한 소통은 강팀의 필수조건이나, 기존 ‘슈틸리케호’에선 언어장벽이 높았다.

계약의 틀도 거의 정리됐다. 이란전∼우즈벡전으로 이어질 남은 최종예선 2경기까지는 ‘임시 사령탑’이지만, 긍정적 결과를 얻으면 자동으로 러시아월드컵 본선까지 지휘하는 방식이다.

이 위원장은 “대표팀 감독은 전문가다. (2006독일·2014브라질월드컵 당시 새 감독의 준비기간이 1년으로 짧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최종예선 이후 남은 1년의 시간은 경쟁력을 갖추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2002 4강신화 그 이후…국가대표팀을 이끈 감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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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열한 최종예선 경험이 기본 덕목

최대 관심은 ‘독이 든 성배’를 물려받을 차기 사령탑이다. 기준은 슈틸리케 감독을 영입할 때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약간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위기관리 ▲심리적 안정 ▲경험 등이 추가됐다. 이 위원장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를 어떻게 대비하는지 알아야 하고, 경기력을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심적으로 많이 가라앉은 대표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술위는 ‘아시아 최종예선을 치열하게 경험한 사람’이라는 묘한 힌트도 남겼다. 이를 감독에만 대입하면 2010남아공월드컵을 아시아 예선부터 본선까지 책임진 한국프로축구연맹 허정무(62) 부총재가 가장 유력하다.

그밖에 김호 전 감독(1994년 미국대회), 차범근 전 감독(1998년 프랑스대회),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2014년 브라질대회) 등도 있으나 현실적으로 선임은 어려워 보인다. 수석코치 또는 코치 등으로까지 기준을 확대하면 최근 대표팀에 합류한 정해성(59) 수석코치의 ‘감독 승격’도 가능하다.

파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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