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대구…작년 챌린지 강자, 클래식선 약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2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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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대구FC.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대구FC는 지난해 최강으로 군림했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서 극강의 전력을 자랑하며 2017시즌 클래식(1부리그) 승격 티켓을 거머쥐었다. 40경기에서 19승13무8패(승점 70)로 2위를 차지했다. 승리가 익숙한 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상황이 뒤바뀌었다. 올 시즌은 ‘생존’이 최대 과제다. 도전자의 입장에서 장기 레이스에 돌입한 만큼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다. 코칭스태프,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180도 바꿔야 했다. 대구 손현준 감독 역시 이 부분을 가장 주목하고, 강조했다. 손 감독은 지난해 12월부터 중국 쿤밍, 경남 남해 등지에서 동계훈련을 진행하며 선수들에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제는 우리가 이기는 경기가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강호가 아니다. 조심하자. 생각을 바꾸라”고 당부했다.

아니나 다를까. 대구는 4년 만에 복귀한 클래식 무대에서 한동안 시행착오를 겪었다. 개막 이후 4경기 동안 승리를 얻지 못했다. 3무1패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였다. 내용도 불안정했다. 광주FC와의 개막전에서 0-1로 패한 뒤 3경기 연속 비겼는데, ‘선제골→동점’이라는 아쉬운 패턴을 반복했다. 꾸준히 골을 넣고, ‘리드하는’ 경기운영을 한 부분은 고무적이었지만 승점 3점을 얻기까지는 2% 부족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다행히 그토록 고대하던 승리를 따냈다. 9일 전남 드래곤즈를 개막 5연패의 늪에 빠트리면서 값진 첫 승을 신고했다. 그래도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2골차로 앞서다 전남의 거센 반격에 휘말려 가까스로 2-1 승리를 거뒀다. 클래식 무대에서 대구는 아직까지는 약체에 가깝다는 반증이다.

손 감독은 “질 때 지더라도 괜찮은 경기가 있는 법이다. 그런데 많이 패하지 않고 잘 버텨내고 있다. 시즌을 보내다보면 많은 고비가 있는데, 전남전이 첫 관문이었다. 반전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구는 클래식 강자들과의 대결을 코앞에 두고 있다. 포항 스틸러스(원정·15일)∼제주 유나이티드(원정·22일)∼FC서울(홈·30일)과 잇달아 만난다. ‘이기는 팀’에서 ‘버티는 팀’으로 체질을 바꾼 대구의 4월 여정이 주목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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