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GO? STOP?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30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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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어찌 하오리까.’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치르고 있는 한국축구가 ‘슈틸리케 딜레마’에 빠졌다. 계속 중책을 맡기기엔 왠지 모르게 불안하고, 그렇다고 새 사령탑을 영입하는 것도 쉽지 않다.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리아전을 지켜보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어찌 하오리까.’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치르고 있는 한국축구가 ‘슈틸리케 딜레마’에 빠졌다. 계속 중책을 맡기기엔 왠지 모르게 불안하고, 그렇다고 새 사령탑을 영입하는 것도 쉽지 않다.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리아전을 지켜보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바꾸자니 시점이 애매, 그냥 가자니 경기력 불안

종반 치닫는 러월드컵 최종예선 어찌하오리까

2위 한국, 3위 우즈벡과 불과 1점차
남은 3경기서 자칫 패배땐 3위 추락
대표팀, 시리아 잡고 한숨 돌렸지만
축구계 “슈틸리케 체제론 본선 무리”


그냥 가자니 찜찜하고, 바꾸자니 애매하다. 그대로 두려니 불안하고, 혹시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 새 인물로 바꾸기에는 시점도 적절치 않고, 마땅한 대체자도 없다.

한국축구가 ‘슈틸리케 딜레마’에 빠졌다.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A조)이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4승1무2패(승점 13)로 1위 이란(5승2무·승점 17)에 이어 2위다. 3위 우즈베키스탄(4승3패·승점 12)과는 불과 승점 1점차. A·B조로 나눠 최종예선을 진행하는 아시아에선 각조 2위까지 월드컵 본선으로 직행한다. 적어도 나머지 3경기에서 현재의 순위를 유지해야 러시아행 티켓을 안정적으로 거머쥘 수 있다. 3위로 밀리면 B조 3위와 아시아 플레이오프(PO)를 거쳐 북중미 4위와 대륙간 PO까지 치러야 한다. 남은 3경기는 6월 13일 카타르전(원정), 8월 31일 이란전(홈), 9월 5일 우즈벡전(원정)이다. 자칫 삐끗하면 3위로 추락한다.

축구대표팀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축구대표팀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 2차례 ‘경질 고비’ 가까스로 넘긴 슈틸리케

지난해 11월 15일 우즈벡과의 홈 5차전을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은 ‘1차 경질 위기’를 맞았다. 이전 4경기에서 2승1무1패로 부진했던 대표팀은 우즈벡전에서 패할 경우 3위로 밀릴 위기에 처했다. 사실 비기기만 해도 슈틸리케 감독은 경질을 피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운명의 대결에서 수비진의 어이없는 실수로 0-1로 끌려가다 남태희(레퀴야)-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연속골로 슈틸리케 감독은 구사일생했다.

‘2차 경질 위기’는 바로 28일 벌어진 시리아전이었다. 앞서 23일 중국과의 원정 6차전에서 0-1의 충격적 패배를 당해 벼랑에 몰렸던 슈틸리케 감독은 중앙수비수 홍정호(장쑤 쑤닝)의 결승골로 시리아를 1-0으로 따돌리고 다시 한 번 기사회생했다.

축구대표팀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축구대표팀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 대한축구협회의 의중은? ‘미덥지 못해도 고(GO)!’

2차례 경질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지만,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불신의 시선은 여전하다. 중국전 패배 때문인지 시리아전에선 모처럼 전술변화를 꾀했지만, 경기력으로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시리아전은 스코어로는 이겼지만, 내용으로는 패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눈에 보이는 뻔한 전술’, ‘자신이 잘 아는 선수들에 대한 과도한 집착’ 등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감독 교체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이미 중국전 패배 직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교체는 없다”고 선언한 데다, 시리아전에서 결국 승점 3점을 챙겼으니 경질 명분도 사라졌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축구계에선 “최종예선은 운이 따라줘 혹시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본선을 생각한다면 슈틸리케 체제로는 힘든 것이 아니겠느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슈틸리케 딜레마’에 빠진 한국축구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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