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토픽] 제주·전북, 칼 같은 쓰리백…수원·전남, 2% 부족한 쓰리백…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14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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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조용형-오반석-김원일-전북 김민재-최철순-이재성(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스포츠동아DB·한국프로축구연맹·제주 유나이티드
제주 조용형-오반석-김원일-전북 김민재-최철순-이재성(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스포츠동아DB·한국프로축구연맹·제주 유나이티드
■ K리그 클래식 대세 쓰리백의 희비

제주·전북, 수비지향적이란 선입관 깨
수원·전남, 공격력과 안정감 둘다 놓쳐


팀당 2라운드씩 소화한 2017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의 가장 인상적 트렌드는 중앙수비수 3명을 후방에 배치시킨 쓰리백이다. 세계축구를 주도해온 유럽에서도 이미 쓰리백 바람이 불었다. 유벤투스(이탈리아), 첼시(잉글랜드)가 쓰리백을 기본 전략으로 삼아 출중한 성과를 내고 있다.

클래식에서도 쓰리백이 낯설지 않다. 개막 2연승으로 선두권을 형성한 제주 유나이티드, 전북현대와 하위권의 수원삼성(1무1패), 전남 드래곤즈(2패)가 대표적이다. 특히 여러 포지션에 걸쳐 알짜배기들을 수혈한 제주가 가장 큰 성과를 올렸다. 조용형을 중심으로 오반석, 김원일이 호흡을 맞춘 제주의 쓰리백은 아주 강력하다. 센터백만 6명을 보유해 ‘쓰리백 더블 스쿼드’가 나올 정도로 뒷문이 탄탄하다.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4경기에서 2골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전북도 재미를 봤다. 주요 라이벌들을 만날 때 활용하던 쓰리백이 최근 수원 원정에서도 등장했다. 특급 신인 김민재를 중심으로 최철순, 이재성이 후방을 책임졌다. 전방위적 압박과 공간 차단에 수원은 안방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제주와 전북의 쓰리백에는 큰 특징이 있다. 날카로운 사이드 공략이다. 이를 통해 ‘쓰리백=수비지향적’이라는 오랜 선입관도 깼다. 제주는 조용형을 제외한 2명의 센터백이 터치라인에 바짝 붙어 과감한 오버래핑을 시도한다. 이 때 생기는 뒷공간은 측면 미드필더가 채워 위험에 대비한다. 전북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제주처럼 센터백의 전진 빈도는 많지 않다. 그런데 포백라인의 풀백에 가까운 김진수, 이용 등이 전진해 형성한 날개가 굉장히 매섭다. 다양한 각도에서 이뤄지는 볼 배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스트라이커 김신욱은 “침투 패스에 높낮이를 달리한 크로스까지 장착해 전방에 힘이 실렸다”고 말했다.

이 두 팀에 비해 수원과 전남은 ‘완성되지 않은 그림’이다. 공격적인 것도, 안정적인 것도 아니다. 최근 수년간 지켜본 유벤투스에서 영감을 얻은 서정원 감독의 의지와 달리, 매튜-이정수-구자룡으로 구성된 수원의 쓰리백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어정쩡한 패턴으로 일관한 전북전은 갈 길이 멀다는 사실만 확인시켰다. 센터백들의 성향이 수비적인데다 날개 고승범-장호익의 파괴력도 좋지 않아 빚어진 참사다. 포백 회귀의 목소리가 높다. 연제민-고태원-토미가 뒷문을 맡는 전남도 보완이 필요하다. 포백의 측면에서 수준급 실력을 발휘해온 베테랑 현영민, 최효진이지만 3-4-3 포메이션의 날개를 맡기에는 2%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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