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200승 ‘이동국의 선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7월 2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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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최강희 감독이 1일 부산전에서 2-1로 이겨 사령탑 200승을 거둔 뒤 ‘V’자를 그리며 대기록 달성을 자축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최강희 감독이 1일 부산전에서 2-1로 이겨 사령탑 200승을 거둔 뒤 ‘V’자를 그리며 대기록 달성을 자축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부산전 선제골·결승PK골…스승의 대기록 완성 기쁨두배

최강희 감독, 전북서 10시즌만에 위업
주춤하던 전북에게도 ‘단비같은 승리’


전북현대 최강희(56) 감독이 사령탑 200승을 달성했다. 애제자 이동국(36)이 결승골을 포함해 혼자 2골을 터트리며 스승의 대기록을 축하했다.

전북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19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의 홈경기에서 후반 43분 이동국의 페널티킥 결승골을 앞세워 2-1로 이겼다. 2005년 전북 사령탑에 오른 최 감독은 총 10시즌 동안 각종 공식경기에서 통산 200승(91무104패)을 챙기며 한국프로축구 역사에 또 한번 자신의 이름을 아로새겼다. K리그(컵대회 포함)에서 151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28승, FA컵에서 20승,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1승을 거뒀다.

200승 달성뿐 아니라 이날 승리로 최근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직전 6경기에서 1승3무2패로 주춤했던 전북은 모처럼 승점 3을 획득해 12승4무3패(승점 40)로 당분간 독주체제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에두와 에닝요가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 전북은 이동국을 원톱으로 내세운 4-1-4-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최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고, 최근 결과가 좋지 않아 팀 분위기도 가라앉은 게 사실”이라며 “선수들도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아 말은 안 하고 있다. 내 속만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곧이어 “시즌을 치르다보면 항상 상승곡선만 그릴 수는 없지 않나. 현재는 시즌 초반에 벌어놓은 승점으로 버티고 있지만 어떤 계기가 찾아오면 다시 올라설 수 있다”고 희망이 담긴 메시지를 남기고는 그라운드로 나섰다.

전북 이동국.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이동국.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은 전반 32분 이동국의 선제골 때만해도 경기가 잘 풀리는 듯했다. 부산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먼저 골을 얻었다. 그러나 8분 뒤 최광희에게 동점골을 허용했고, 이후 경기가 꼬였다. 후반 1분 문상윤이 슛한 볼은 부산 골키퍼 이범영을 맞고 크로스바를 튕겨 나왔다. 13분 뒤에는 레오나르도의 슛도 왼쪽 골포스트를 때렸다. 또 후반 40분에는 이동국이 전매특허인 강한 발리슛을 시도했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아홉수’에 걸렸던 최 감독의 200승 달성이 또 연기될 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마지막 결정적 찬스는 놓치지 않았다. 후반 교체로 출전한 이승렬은 부산의 측면을 돌파하는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의 핸들링 파울을 얻어냈다. 이를 이동국이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최 감독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최 감독은 경기 후 “사령탑 데뷔 초반에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많이 남는다”며 대기록 달성의 기쁨을 에둘러 표현했다. 현역 최고 명장으로 자리매김한 최 감독은 김호 전 수원삼성 감독이 갖고 있는 K리그 단일팀 사령탑 최다승(153승) 경신도 눈앞에 뒀다.

전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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