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K리그 선수 평균 연봉 1억9300만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4월 18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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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이 17일 올 시즌 K리그 20개 구단의 선수 연봉 총액, 국내와 외국인선수 연봉 랭킹 1∼3위를 공개했다. 연봉 공개를 놓고 진통을 겪었던 프로연맹은 예상보다 발표 수위를 낮추는 등 고심한 흔적을 드러냈다. 3월 열린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12개 구단 대표선수들의 모습. 스포츠동아DB
한국프로축구연맹이 17일 올 시즌 K리그 20개 구단의 선수 연봉 총액, 국내와 외국인선수 연봉 랭킹 1∼3위를 공개했다. 연봉 공개를 놓고 진통을 겪었던 프로연맹은 예상보다 발표 수위를 낮추는 등 고심한 흔적을 드러냈다. 3월 열린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12개 구단 대표선수들의 모습. 스포츠동아DB
■ 진통 끝 공개된 K리그 선수 연봉의 허와 실

이동국 11억·김신욱 10억…국내 1·2위
야구 1·2군 평균보다 월등하게 높아
성적 나쁜 구단은 투자 위축 우려 난색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이 2014년 K리그 20개 구단(클래식 11개·챌린지 9개) 소속 선수들의 연봉을 17일 전격 공개했다. 클래식(1부리그)의 군팀 상주 상무와 챌린지(2부리그)의 군팀 안산 경찰청을 제외한 것으로, 연봉에는 기본급과 각종 수당(승리·출전·성과급 추정치)이 포함됐다. 특히 수당의 경우, 승리수당은 최근 3년간(2011∼2013년) 팀별 승점 대비 승률을 근거로 산출했다고 프로연맹은 밝혔다.

클래식 11개 구단 전체 선수(용병 포함)의 연봉 총액은 약 754억6200만원으로, 1인당 평균으로는 1억9300만원이다. 이 중 국내선수들의 연봉 총액은 576억8700만원, 1인당 평균은 1억6300만원이다. 외국인선수들의 연봉 총액은 177억7500만원, 1인당 평균은 4억9400만원으로 나타났다. 구단별로는 전북 현대가 1인당 평균 3억3700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수원 삼성(2억9000만원)-울산 현대(2억3300만원)-FC서울(2억1400만원)이 따랐다. 국내선수 연봉 1위는 이동국(전북)으로 약 11억1400만원을 기록했고, 김신욱(울산)이 10억7000만원으로 2위, 김두현(수원)이 8억3200만원으로 3위에 올랐다. 외국인선수 가운데선 몰리나(서울)가 13억2400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레오나르도(전북·11억8500만원)와 제파로프(성남FC·11억1600만원)가 그 뒤를 이었다.

● 2014년 연봉 공개의 허와 실

연봉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에도 국내선수 평균 연봉과 기본급 현황이 공개됐다. 다만 규모는 달랐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의 프로연맹 총재 재임 시절인 2012년 9월 이사회를 통해 “2013년 선수 연봉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고 확정했고, 그 해 10월 이사회에서 국내선수들만 우선 공개하기로 의결했다.

올해 공개범위를 놓고 그간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상위 ○○명 ▲구단별 베스트11 ▲구단별 출전 엔트리 18명 평균 등이 유력한 안으로 거론됐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자료 확인 결과, 최상위권(10위 이내)에 특정 구단 선수들이 몰리면서 프로연맹과 해당 구단에 상당한 고민을 안겼다. 당초의 안대로 진행하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됐다. 프로연맹 실무자들은 오랜 논의 끝에 예정보다 범위를 축소해 발표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축구계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본 K리그 연봉 공개의 수준이 기대보다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국내 타 프로스포츠와 비교해 축구단의 인건비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일정 수준의 지표는 된다. 그렇다면 프로축구의 연봉 수준은 어디쯤일까. 일단 ‘최고’ 연봉자만 놓고 보면 프로야구에 비해 낮았다. 한화 김태균(15억원)에 비해 이동국은 4억원 가량 연봉이 적다. 다만 개인 평균연봉에선 프로축구가 9% 높다. 올해 프로야구 1군 개막 엔트리 235명의 합계 연봉은 414억7370만원으로, 평균 1억7648만원이다. 프로야구 1·2군 전체 선수로 범위를 확대하면 1억638만원으로 프로축구가 월등히 높다.

● 여전한 진통

프로연맹은 ‘선수 연봉 비공개’와 ‘부정확한 관중 집계’가 K리그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진단해왔다. 2002한일월드컵을 기점으로 선수들의 몸값이 비정상적으로 치솟으며, 구단 예산 가운데 선수단 인건비 비율이 기형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반면 구단의 수익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만성적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연봉 공개는 구단 재정의 건전성과 정상화를 위한 첫 걸음”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연맹은 각 구단 재무제표 공개 등 경영공시를 통해 스포츠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고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의지도 갖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구단들은 연봉 공개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투자 대비 결실(성적)을 내지 못한 기업형 구단들은 이미 모기업의 투자 축소로 울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공개로 인해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연봉 공개를 반대한 도시민구단들은 선수이적시작이 냉각된 여파로 자금이 동결됐다고 울상을 짓고 있다. 이들은 또 연봉 공개가 이뤄진다고, 곧 경영 정상화가 되지는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건비의 일부 축소는 가능하겠지만 마케팅, 유소년 육성 등 다른 분야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얘기다. 스타들의 잦은 이탈 역시 불편하다. 연봉 공개를 포함해 더 이상 내부 사안을 외부로 밝히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프로연맹이 적극적인 소통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도 불쾌해하고 있다.

아울러 일각에선 어차피 상당 부분의 속살이 드러난 만큼 이제는 프로연맹이 K리그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구단 관계자는 “원하는 대로 연봉 공개를 했으니 더욱 위축될 게 뻔한 구단 경영에 어떻게 도움을 줄 것이며,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자취를 감춘 TV 중계 등에 대한 대책은 있는지 프로연맹에 되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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