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겨울올림픽, 2200만년 전 東海 덕 봤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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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판-유라시아판 충돌해… 한반도 동해 생기고 태백산맥 솟아

국내 지질학자들이 2월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천혜의 자연’을 품은 것으로 알려진 평창이 지금의 지형을 갖추게 된 모습을 규명해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한국은 겨울올림픽을 유치하면서 평창의 자연을 누리면서 경기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었다.

김현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조문섭 일본 규슈대 초빙교수, 민경원 미국 플로리다대 교수는 이달 15일(현지 시간) 발간된 ‘국제지질학리뷰(International Geology Review)’에 평창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연구해 실었다. 이에 따르면 평창은 2200만 년 전 동해를 만든 힘에 의해 생겨났다. 석탄 산지로 유명한 평창과 정선 일대는 약 3억 년 전인 고생대 석탄기와 페름기 때 퇴적된 사암층에 석탄이 대량 매장돼 있었다.

이곳은 원래 바다였다. 고생대 대표 생물인 삼엽충 화석이 대량으로 발견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바닷속에 있던 지층이 물 밖으로 나온 것은 2억5000만 년 전 중생대에 들어서면서부터다. 고생대에는 판게아라는 이름의 거대한 하나의 대륙이던 세계가 중생대에 지금의 각 대륙으로 뿔뿔이 흩어졌다가 부딪히면서 육지였던 지역이 해수면 아래로 사라지거나 새로운 육지가 만들어졌다. 고생대에 바닷속에 있던 한반도 지역도 판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아 수면 밖으로 상승했다. 특히 고생대 퇴적층이 이 시기에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지층대인 ‘경기외연대’와 겹쳐지면서 거대한 산맥을 만들었다.

평창, 정선 인근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멋진 화강암 봉우리들은 이보다 약간 뒤인 중생대 쥐라기에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1억7000만 년 전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에 섭입(판이 다른 판 밑으로 파고듦)할 때 만들어진 마그마가 지하 10km 위치에서 한반도 전체를 가로질렀다.

지하 10km에 위치했던 화강암층이 지표∼지하 2km 영역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은 신생대 때 동해를 만든 힘 덕분이다. 2200만 년 전 당시 육지였던 동해의 지하 깊숙한 곳에서 맨틀 상승류가 작은 규모로 생겨났다. 이 흐름이 대륙을 분리하면서 동해가 만들어지고, 일본 지역이 대륙에서 떨어져 나갔다. 한반도의 동쪽도 이때 중국 방향으로 강한 힘을 받아 지금의 태백산맥이 만들어졌다.

연구팀은 “평창은 수억 년 동안 일어난 지질 현상이 모여 만들어진 올림픽 개최지”라며 “평창의 지질학적인 역사를 세계에 알리고자 올림픽 개막 시점에 맞춰 논문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오가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sol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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