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화-리분희, 이번엔 만날듯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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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 세계선수권 단일팀 우승 합작… 2년 뒤 스웨덴서 잠시 마주치기만
올해는 패럴림픽서 재회 가능성

남북 탁구 단일팀의 단짝 현정화(오른쪽)와 리분희가 1991년 일본 지바세계탁구선수권에 출전해 활약했던 모습. 동아일보DB
남북 탁구 단일팀의 단짝 현정화(오른쪽)와 리분희가 1991년 일본 지바세계탁구선수권에 출전해 활약했던 모습. 동아일보DB
사상 첫 남북 단일팀에서 단짝이었던 여자탁구 현정화와 리분희가 25년 만에 강원도 평창에서 재회할 문이 열렸다.

북한은 17일 남북 실무회담에서 “평창 패럴림픽에 대표단을 보내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이에 따라 북한 장애인체육의 행정 실무책임자인 리분희 서기장(50)도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생겼다. 현정화 렛츠런 여자탁구팀 감독(49)은 리 서기장의 방한 가능성이 알려진 뒤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린 특별한 사이였다. 친언니처럼 지냈는데 만날 수만 있다면 평창 인근에서 대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 감독과 리 서기장은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에 남북단일팀으로 출전해 당시 최강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때 복식조로 호흡을 맞추며 돈독한 우애를 뽐낸 둘은 2012년에 개봉한 영화 ‘코리아’의 소재가 됐다. 둘은 2년 뒤 남북이 따로 출전한 스웨덴 예테보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잠시 마주쳤지만 제대로 얘기도 하지 못하고 헤어진 뒤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현 감독은 “영화 코리아를 준비하며 당시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며 “그땐 눈앞에 분희 언니가 아른거려 그리움이 사무쳤다”고 설명했다. 1991년 당시 간염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리분희를 위로하고 중국을 꺾고 난 뒤 함께 부둥켜안아 눈물 흘렸던 순간들이 떠오른다는 얘기였다. 현 감독은 “만나면 물어볼 게 많다. 건강은 좀 어떤지, 왜 탁구 지도자 생활은 하지 않았는지, 아이가 아프다는데 괜찮은지…. 직접 보면 한번에 여러 말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통화 내내 현 감독은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서로 ‘잊지 말자’고 말하며 떠났어요. 상대 선수로 만나도 정이 드는데 우린 한 팀으로 만나 함께 우승까지 일궈냈잖아요. 그 추억이 오죽할까요.”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남북 단일팀#현정화#라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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