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100년만의 올림픽’… 센강에서 수영 경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2024년 파리-2028년 LA 확정
佛 “친환경-약물없는 올림픽으로”

프랑스 파리가 삼수 끝에 2024년 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3일(현지 시간) 페루 수도 리마에서 열린 제131차 총회에서 파리와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만장일치로 2024년, 2028년 올림픽 개최지로 최종 확정했다. 파리와 LA 모두 세 번째 올림픽 개최로, 특히 파리는 1924년에 이어 100년 만에 올림픽을 여는 기쁨을 누렸다.

파리는 세계 최고 관광도시답게 유명 관광지를 경기와 접목시켜 화제를 불러일으키겠다는 계획이다.

파리의 상징 에펠탑 앞 샹드마르스 광장에는 임시 비치발리볼 경기장이 설치되고 그 바로 앞 센강에서는 일부 수영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시는 이를 친환경 올림픽의 상징으로 만들겠다는 포부 아래 센강 수질 개선 작업에 한창이다. 나폴레옹 황제의 무덤이 있는 앵발리드 앞 광장에서는 양궁 경기가 열리고, 엘리제궁 근처 유리지붕 전시장으로 유명한 그랑팔레에서는 태권도와 펜싱이 열린다. 사이클은 샹젤리제 거리를 질주한다. 테니스는 세계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 중 하나인 파리오픈이 열리는 롤랑가로스에서 열린다. 프랑스는 약물 없는 가장 깨끗한 올림픽을 만들겠다며 반(反)도핑연구센터에 거액을 투자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런 화려함 속에 숨겨진 또 다른 관심은 바로 프랑스 최대 골칫덩어리 지역인 파리 북부 외곽 ‘생드니’의 변신 성공 여부다. 무슬림 인구가 3분의 1을 넘고, 테러 용의자들의 소굴이라 대낮에도 파리 시민들이 방문하기를 꺼리는 이곳에 선수촌과 기자촌이 들어선다. 복합 스포츠센터를 지어 수영 다이빙 사격 배구 배드민턴 등도 이곳에서 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하철 노선을 늘리고 선수촌은 올림픽 이후 시민의 주거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업률 23%로 프랑스 국내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이곳 주민들을 올림픽 관련 업무에 투입시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러나 정작 생드니 주민들은 시큰둥하다. 루세트 메나지 씨(46)는 “기껏해야 경기장 주변 술집이나 장사가 좀 되겠지, 달라질 게 없다”고 말했다. 셀린 제누 씨(27)는 “쓰레기통 같은 생드니에 필요한 건 올림픽이 아니라 청소”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는 관련 시설을 짓느라 빈민가를 철거해 주민들이 주거지를 잃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1992년 올림픽 이후 크게 발전했지만 집값이 너무 올라 빈민들은 외곽으로 밀려났다. 그래서 올림픽은 ‘부자들의 잔치’라는 반감이 크다.

13일 올림픽 개최 발표 시점에 파리 동쪽 베르시 경기장 근처에서는 유치에 반대하는 50명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올림픽은 쓸데없이 국가 예산만 낭비한다”며 유치를 반대하는 서명에 3만 명 넘게 참여했다. 프랑스는 대부분 지어져 있는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며 최근 올림픽 중 가장 적은 66억 유로(약 8조9100억 원)를 예산으로 책정했지만 이보다 훨씬 더 들어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올림픽#파리#생드니#센강#2024년#2028년#la#선수촌#우범지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