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투 더 동아/7월6일] 평창의 아름다운 패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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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6일자 동아일보 1면. ‘아름다운 실패 자랑스러운 평창’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인다.
2007년 7월6일자 동아일보 1면. ‘아름다운 실패 자랑스러운 평창’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인다.

승리 아닌 패배가 신문 1면에 오르는 건 이례적이다. 10년 전 오늘이 그랬다. ‘47대51’의 패배 소식이 실렸다. 과테말라시티에서 열린 제119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의 2014년 겨울올림픽 개최지 결정투표에서 평창은 러시아 소치에 패했다. 4년 전 유치전에 이은 두 번째 패배였다.

과테말라시티에서도, 평창에서도 “8년이나 노력해왔는데…”라는 눈물과 “아쉽지만 잘했다”는 다독임이 교차했다. 첫 유치전에서 실패하자마자 곧바로 유치위원회가 다시 꾸려졌고 재계가 총력전을 펼쳐온 터였다. 현지 실사와 각종 지수에서 선두를 달리면서 한껏 기대감을 높였지만, 결과는 ‘실패’, 그러나 아름다운 실패였다. 온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였다.

2007년 평창이 올림픽 유치전에 실패하자 눈물을 쏟는 한 서포터즈의 모습(왼쪽). 2011년 평창이 겨울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순간 눈물을 흘리는 김연아 선수.
2007년 평창이 올림픽 유치전에 실패하자 눈물을 쏟는 한 서포터즈의 모습(왼쪽). 2011년 평창이 겨울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순간 눈물을 흘리는 김연아 선수.

분루는 헛되지 않았다. 4년 뒤, 세 번째 도전한 유치전에서 평창은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올림픽 경기장의 막바지 공사를 앞두고 최근 조직위원회 시설 사무차장의 교체 움직임으로 어수선한 상황. 뜨거운 슬픔과 환희가 함께 했던 지난 10여 년의 시간이 아쉽지 않게, 1년 여 남은 평창 겨울올림픽이 단단히 잘 준비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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