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소녀 박규림 ‘힘찬 비행’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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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유일한 한국 女스키점프대표
월드컵서 30위 평창티켓 자력 획득 “개최국 무임승차 싫다” 약속 지켜

15일 국제스키연맹(FIS) 스키점프 월드컵 평창 1차 대회에서 30위를 차지하며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 쿼터를 자력으로 확보한 박규림. 평창=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15일 국제스키연맹(FIS) 스키점프 월드컵 평창 1차 대회에서 30위를 차지하며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 쿼터를 자력으로 확보한 박규림. 평창=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무임승차는 부끄럽다’던 소녀는 결국 자력으로 평창행 티켓을 따냈다.

주인공은 사실상 한 명뿐인 한국 여자 스키점프 선수 박규림(18·상지대관령고)이다. 박규림을 제외한 한국 여자 스키점프 선수는 초등학생 유망주밖에 없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테스트이벤트 형태로 열린 2016∼2017 국제스키연맹(FIS) 스키점프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여자 선수 역시 박규림이 유일했다.

박규림은 15일 열린 여자 노멀힐 평창 1차 대회에서 1, 2차 시기 합계 67.1점으로 참가 선수 32명 중 30위를 차지했다. 30위는 FIS 월드컵 포인트 1점을 받을 수 있지만 그 아래 순위는 포인트가 없다. 이 포인트가 있어야 자력으로 올림픽에 진출할 수 있다. 박규림의 30위가 의미 있는 이유다.

박규림은 경기를 앞두고 “이미 개최국 쿼터로 올림픽에 나가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그래도 당당하게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규림은 남자 스키점프 대표팀을 다룬 영화 ‘국가대표’와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보고 중학교 1학년 때 스키점프의 매력에 빠졌다. 박규림은 “처음 본 순간부터 스키점프가 너무 좋아서 정말 무작정 시작하게 됐다”며 웃었다. 이어 “처음 시작할 때는 (높이) 90m짜리 정식 점프대에 언제나 설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월드컵 무대까지 오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스키점프대에 더 많이 서고 체력도 열심히 길러서 평창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규림의 롤모델은 월드컵 통산 52승에 빛나는 다카나시 사라(21·일본)다. 다카나시가 2014년 한국을 찾았을 때 박규림은 그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받기도 했다. 박규림은 “평소에 그의 경기 장면을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서 찾아보면서 많이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카나시는 이날 이토 유키(23·일본)에게 우승을 내주고 2위에 그쳤다. 만약 다카나시가 우승했다면 남자 선수인 그레고어 슐리렌차워(27·오스트리아)가 가지고 있는 월드컵 역대 최다 우승 기록(53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평창=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여자 스키점프#박규림#평창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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