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한일 청소년 6년째 ‘일제 강제노역 역사’ 체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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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단체, 광주지역 고교생 24명 초청… 군수공장 답사-평화토론회 가져

제6기 한일청소년평화교류단 학생들이 일본 답사에 앞서 후지코시로 강제 동원된 근로정신대 피해자 최희순 할머니의 증언을 들은 후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
제6기 한일청소년평화교류단 학생들이 일본 답사에 앞서 후지코시로 강제 동원된 근로정신대 피해자 최희순 할머니의 증언을 들은 후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
‘청소년의 힘으로 평화로운 미래를…’

한일 청소년들이 6년째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역사에 대해 대화하고 평화의 가치를 새기는 뜻깊은 시간을 갖고 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 모임은 3∼7일 광주지역 14개 고등학교 학생 24명이 한일 청소년평화교류단 행사에 참석한다고 3일 밝혔다.

행사는 2010년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강제 동원 피해자를 돕기 위한 소송 지원과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는 현지 시민단체인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회’가 광주지역 중고교생 10명을 나고야로 초청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한일 청소년들이 나고야와 광주를 교환 방문해 ‘한일 간 대립 관계를 넘어 청소년들부터 신뢰와 평화의 기초를 세워 가자’는 취지로 매년 행사를 열고 있다.

올해 행사는 ‘나고야소송지원회’와 ‘후지코시강재공업 강제 연행·노동 소송을 지원하는 호쿠리쿠 연락회’가 나고야와 도야마로 학생들을 초청했다. 학생들은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이 13∼14세 나이에 끌려가 강제 노역을 했던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 옛 공장 터를 답사한다.

학생들은 이후 일본 도난카이 지진 희생자 추도비와 미쓰비시 오에공장 순직비를 참배한다. 또 한국인 노무자들이 동원돼 강제 노역에 시달렸던 세토 지하 군수공장 등 일제강점기의 고난과 아픔을 간직한 역사 현장을 돌아본다. 특히 한일 고교생들은 평화 토론회를 열고 과거 역사를 돌아보고 평화로운 미래를 모색하는 교류의 시간도 가져 눈길을 끈다.

광복 70년을 맞아 올해 처음으로 행사에 참가한 호쿠리쿠 연락회는 후지코시에 강제 동원된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소송을 지원한 일본 시민단체다.

호쿠리쿠 연락회는 1992년 처음 소송을 제기해 2000년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화해를 얻는 성과를 거뒀다. 또 2002년부터 2차 소송을 지원하고 있다.

태평양전쟁 말기 후지코시로 동원된 근로정신대 피해자는 1089명으로 최대 규모다. 학생들은 도야마 방문을 통해 강제 동원 현장인 후지코시 미쓰비시 지하공장 터널 답사, 가나자와의 윤봉길 의사 암매장지 등을 방문한다.

학생들은 일본 방문에 앞서 후지코시로 동원된 근로정신대 피해자 최희순 할머니의 증언 청취, 미쓰비시중공업에 동원된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방문 등을 통해 근로정신대와 강제 징용 상황에 대해 공부하고 토론했다.

학생들은 행사가 끝난 후 16일 광주NGO센터에서 각자의 소감을 나누는 일본 방문 보고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김선호 시민모임 공동대표는 “나라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한일 역사를 직시하고 교류를 실천하는 학생들이 있어 극복할 수 있었다”며 “광복 70년을 맞아 청소년들이 역사를 잘 살피고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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