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보배, 인천선 마이크 잡고 “금메달”… 리우선 다시 활 잡고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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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7월 24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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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보배.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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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선발전 탈락 기보배, 해설가로 변신
“재충전… 2년후 올림픽선 2관왕2연패 도전”


“사인 좀 해주세요. 같이 사진 찍어도 되나요?” 21일 제32회 대통령기 전국남녀양궁대회가 열린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 기보배(26·광주광역시청)의 곁으로 수줍은 표정의 초등학생 양궁 꿈나무들이 모여들었다. 그녀는 환한 얼굴로 어린이들의 요청에 답했다. 비록 인천아시안게임 대표선발전에선 탈락했지만, 2012런던올림픽 2관왕(개인·단체)의 인기는 변함이 없었다.

재충전의 시간을 보낸 기보배는 9월 인천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잠시 활 대신 마이크를 잡고, 방송해설가(KBS)로 데뷔한다. 인천아시안게임 이후에는 다시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겨냥할 계획이다.

● 앞만 보고 달린 4년, 자신을 돌아본 4개월


기보배는 3월 인천아시안게임대표 5차 선발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만 4년 만에 태릉선수촌에서 짐을 쌌다. 2010아시안게임, 2011세계선수권, 2012올림픽, 2013세계선수권 등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이었다. 심신은 많이 지쳐있었다. 그녀는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봤다. “국가대표는 영광스럽지만, 또 부담도 많은 자리에요. 솔직히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조금은 나태해졌고, 나에 대한 믿음이 떨어졌던 것 같아요. 끝나고 보니, 오히려 홀가분하더라고요.”

재충전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하고 싶었던 일들의 목록을 적어봤다. ‘①영어공부, ②강아지 키우기, ….’ 또래들의 평범한 일상이 그녀에게는 무엇보다 간절한 것들이었다. 소속팀 지도자인 박채순(49) 광주광역시청 감독도 그녀에게 여유를 줬다. 박 감독은 “(기)보배는 올림픽 2관왕 이후에도 항상 겸손하게 운동했다. 자기관리가 워낙 철저하기 때문에 본인에게 맡겨둬도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활 대신 마이크 잡을 AG, “인천에서 꼭 ‘금메달’ 외쳤으면…”

인천아시안게임 중계 해설 제의를 받아들인 것도 경험의 폭을 넓히자는 취지에서였다. 기보배는 “그간 활만 쏘느라 새로운 기회가 없었다. 처음 해보는 것이라 걱정도 되지만, 결국 운동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다른 나라 선수들에 대한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번 아시안게임대표 선발과정에선 기보배를 비롯해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2관왕 윤옥희(29·예천군청) 등 쌍두마차가 빠졌다. 에이스 부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이에 대한 기보배의 생각은 분명했다. “대표선수들 모두 저랑 옥희 언니를 꺾고 실력으로 선발된 거잖아요. 충분히 검증된 선수들이고, 과정이 좋았기 때문에 아시안게임에서도 잘 해낼 것이라고 믿습니다. 해설하면서 꼭 ‘금메달’이라고 외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관계자들에 따르면, 만 26세의 기보배는 역대 양궁 방송해설가 중 최연소다.

● 여자양궁 최초의 올림픽 2관왕 2연패 도전

기보배는 21일 막을 내린 대통령기대회에서 2관왕(30·50m)을 차지하며 변함없는 실력을 보여줬다. 1440라운드(4개 거리 144발 합계)에선 국가대표를 모두 제치고 1위(1379점)에 올랐다. 그녀의 향후 목표는 올림픽 2관왕 2연패 달성이다. 한국여자양궁은 김수녕(1988서울), 조윤정(1992바르셀로나), 김경욱(1996애틀랜타), 윤미진(2000시드니), 박성현(2004아테네), 기보배 등 6명의 올림픽 2관왕을 배출했다. 그러나 한번도 2관왕 2연패를 기록한 선수는 없었다. 기보배는 “다음 올림픽에서도 잘해 이름을 남기고 싶다. 동계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25·서울시청) 선수가 정말 대단해보인다. 2연패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무엇보다 멘탈이 더 강해져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인천|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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