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7득점 김도수, 코치 발탁 사연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4시즌 주장 맡아 팀 위해 헌신… 성적 떠나 대우 받는 것이 당연”
추일승 감독, 은퇴식 등 배려… 이호영엔 1군 출전 기회도 줘

오리온 김도수(오른쪽)가 10일 은퇴식 도중 추일승 감독에게서 감사패를 전달받고 있다. KBL 제공
오리온 김도수(오른쪽)가 10일 은퇴식 도중 추일승 감독에게서 감사패를 전달받고 있다. KBL 제공
최근 프로농구 오리온 코치로 선임된 김도수(37)는 2013∼2014시즌부터 팀에 합류해 이듬해부터 줄곧 주장으로 선수단을 이끌어왔다. 센스 있는 컷인플레이를 펼치는 슈터로 이름을 날렸지만 김도수는 오리온 유니폼을 입은 뒤 은퇴하기까지 102경기 동안 평균 1.7득점, 0.8리바운드, 0.6어시스트라는 다소 밋밋한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정규 리그 막판 김도수 은퇴식을 마련하는 데 앞장섰다. “뛰든 안 뛰든 주장으로, 선수로 팀에 대한 헌신을 확실히 보여줬다. 출전하고 싶을 텐데도 내색하지 않고 팀 분위기를 먼저 생각하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그런 선수가 대우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게 추 감독의 생각이다.

kt 시절부터 김도수를 눈여겨본 추 감독은 오리온 지휘봉을 잡은 뒤 그를 데려와 인연을 이어갔다. 경기를 읽는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 김도수는 2015∼2016시즌 오리온 우승에도 힘을 보탰다. 추 감독은 “운동 능력이 부족해도 그보다 더 뛰어난 센스가 있다. 작전 수행을 위해 그런 선수가 필요했다”고 옛 제자를 다시 불러들인 이유를 설명했다.

코치 선임에는 그간 김도수가 오랜 시간 주장을 맡으며 선수들 사이에 신뢰를 많이 받고 있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추 감독은 김도수에게 “코트에 양복만 입고 서 있다고 코치가 아니다. 인생을 걸 자신이 있다면 도전해 봐라”며 코치직을 제안했다.

추 감독이 ‘아름다운 마무리’를 배려하는 건 그가 처음이 아니다. 오리온은 5월 계약이 끝나는 이호영과 재계약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하지만 추 감독은 6라운드 LG전에서 이호영에게 2분 13초의 짧은 시간이지만 그가 프로 첫 득점을 기록할 기회를 줬다. “1군 경기 한 번 못 뛰고 유니폼을 벗는 선수는 없게 하자”는 게 그의 소신이다.

지난 시즌 은퇴한 박석환 역시 KCC와의 최종전에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1군 경기에 나서 3분 7초 동안 2득점, 2어시스트를 올렸다. 추 감독은 “1군 경기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던 아버지에게 보답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던 박석환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로농구 오리온#코치 김도수#추일승 오리온 감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